“과거 일본이 선도했던 이차전지 시장 주도권이 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장비 시장에서도 한국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엠플러스는 조립공정 분야에서 압도적인 속도와 정밀성을 갖춘 장비로 세계 시장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엠플러스는 전기차용 파우치형 이차전지 조립공정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노칭 △스태킹 △탭웰딩 △패키징 △디개싱 등 조립공정 전체 장비를 턴키 방식으로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과 중국 완샹, 리센, 국련, EVE 등이 주요 고객사다.
김종성 대표는 과거 삼성SDI에서 전지생산기술 파트장으로 일하며 리튬이온 배터리를 국산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당시 함께 근무하며 국산화 1호 라인에 참여했던 핵심 멤버들과 함께 2003년 엠플러스를 창업했다.
최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방 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고공성장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성공 가도를 달렸던 것은 아니다. 설립 초기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장비 국산화를 진행했지만 TV 트렌드가 액정표시장치(LCD)로 완전히 넘어오면서 시장이 사라졌다.
2008년 전기차 배터리 장비로 아이템을 바꿔 미국 배터리 제조사 A123과 함께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GM 볼트에 생산장비를 공급했다. 하지만 이후 A123이 파산하고 전기차 시장에도 침체기가 오면서 다시 어려움이 찾아왔다. 수주가 끊기면서 사재를 털어 직원들 월급을 줘야할 정도로 경영난을 겪었다.
김 대표는 “2010부터 2013년까지 전기차 시장 침체로 많은 고생을 했지만 함께 위기를 버티면서 주요 창업멤버 중 한 명도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이 시기를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 축적 시간으로 삼아 기술 개발에 집중해 많은 특허를 확보하고 수소전기차용 조립장비 개발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테슬라 등장을 계기로 전기차 시장이 다시 열리기 시작하면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주가 쏟아지고 있다. 2015년 133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7년 72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17년 9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자금을 활용해 지난해 11월 청주에 연면적 1만1150㎡ 규모 신공장을 완공했다. 2011년 만들어진 청주 1공장 이후 7년 만에 새 공장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1000억원 규모에서 3000억원으로 3배 늘었다. 급격한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추가 증설도 고려하고 있다. 올해 수주 규모는 지난해보다 30~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청주 신공장 로비에 있는 조각상 작품명은 우보만리(牛步萬里)”라며 “소걸음으로 만리를 간다는 우보만리라는 말처럼 외부 요인에 휩쓸리지 않고 성실하고 우직하게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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