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실리콘 공식 깨졌다...코닝 "정밀 유리가 차세대 반도체 시장 대안"

“실리콘이 실현하기 힘든 반도체 기술 영역에서 유리가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반도체 애플리케이션 한계를 뛰어넘을 소재로 유리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입니다.”

고정밀 유리가 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한계를 돌파하는 새로운 소재로 떠올랐다. 더 작고 빠르면서 전력 소비가 적은 반도체 기술을 실현하는데 기존 실리콘이 아닌 유리가 한계를 돌파하는 소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루스텀 데사이 코닝 정밀유리솔루션사업부 영업총괄본부장은 “5G,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기존 실리콘 소재로는 기술 구현에 한계가 있는 분야가 많다”며 “고정밀 유리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응용 시장에서 큰 성장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루스텀 데사이 코닝 정밀유리솔루션사업부 영업총괄본부장 (사진=코닝)
루스텀 데사이 코닝 정밀유리솔루션사업부 영업총괄본부장 (사진=코닝)

반도체가 미세화 한계에 도달하면서 후공정에서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지(FoWLP) 등 더 얇고 작은 반도체 칩을 구현하기 위한 시도가 활발하다. 코닝은 최근 팬아웃 패키징 공정에 최적화된 웨이퍼 캐리어 글라스를 출시했다. 고온 진공 공정에서 얇은 웨이퍼가 뒤틀리지 않고 균일도를 유지하도록 캐리어 유리에 본딩한 뒤 레이저로 깨끗하게 떼어내 최종 칩 수율을 높이는 솔루션이다. 세밀하게 열팽창계수(CTE)를 조정하면서 동시에 고강도를 구현해야 한다.

데사이 본부장은 향후 떠오를 새로운 정밀유리 시장으로 3D 안면인식 센서와 5G 통신을 꼽았다.

그는 “이미 상용화된 3D 안면인식 센서는 불투명한 실리콘 소재로는 구현하기 힘든 기술”이라며 “실리콘 대신 정밀유리를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연 사례”라고 소개했다.

또 “본격 성장을 앞둔 5G 통신칩에 정밀유리를 적용해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며 “초소형 초박형을 구현하면서 고성능 저전력이 필요한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유리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닝은 반도체 후공정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관련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실리콘관통전극(TSV) 패키징처럼 유리 웨이퍼 기반 칩을 수직으로 관통해 전극을 연결하는 글라스관통전극(Through Glass Via) 패키징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데사이 본부장은 “미래 시장을 염두하고 수 년 전부터 준비해온 다양한 정밀유리 기반 솔루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5G 통신 시대가 본격 열리면 정밀유리 시장에 더 많은 성장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