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비맥주, 큰 병 '버드와이저' 출시…'매각 사전단계 가능성?'

버드와이저
버드와이저

오비맥주가 글로벌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 빅 바틀(큰 병)을 출시한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카스'와 함께 '호가든', '스텔라 아르투아'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에다 2월 발포주 '필굿' 출시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추가 공세를 강화한다. 일각에서는 '카스' 브랜드 매각을 위한 사전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 빅 바틀 국내 출시를 위해 강남과 역삼 등 일부 거점 지역에 버드와이저 532㎖ 병 제품을 시범 판매하며 관련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미국 현지에서 버드와이저가 라이트한 맥주로서 740㎖ 대용량 캔 판매가 높고 국내 유흥 시장에서도 330㎖ 소용량이 아닌 대용량 제품에 대한 고객 니즈가 커지자 국내 출시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테스트 판매중인 빅 바틀은 미국에서 수입해 온 532㎖ 제품으로 시장 가능성이 확인될 시 광주공장에서 500㎖ 제품으로 생산, 판매 될 예정이다. 수입맥주 대용량 병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칭따오'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현재 해당 업소에서는 '버드 빅 바틀 스페셜 이벤트'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대표적인 이벤트는 '버쏘(버드와이저+소주) 세트'다. 버드와이저 빅 바틀은 1병 당 6000원이지만 '버쏘 세트'(버드와이저 2병과 소주 1병)를 구매할 경우 1000원 할인된 1만5000원(버드와이저 5500원, 소주 4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벤트 포스트에는 '버쏘로 소맥이 강하고 부드러워진다'고 소개하고 있어 국내 소맥(소주+맥주) 시장 공략에 대대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업계는 오비맥주가 빅 바틀을 출시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수입맥주는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캔으로 출시해 영업 및 마케팅 활동비를 최소화하고 공병 재활용 및 유지 비용을 줄이고 있다. 병 제품을 출시를 병행하는 수입맥주의 경우 '펍'과 수입맥주 전문점, 해당 국가 전문 음식점 등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버드와이저 빅 바틀의 경우 펍과 수입맥주 전문점 등은 물론 이자까야, 주점 등 다양한 루트로 국내 대표 주류 트렌드인 '쏘맥'을 앞세워 판매망을 넓힐 전략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빅 바틀 출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카스' 브랜드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병 제품의 유흥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상당한 영업 인력과 비용이 발생하지만 카스가 있음에도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것은 카스를 매각했을 때 AB인베브만의 제품과 영업망을 남기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오비맥주 매각설이 제기된 이후 카스 브랜드만 매각하는 것으로 노선을 바꿨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수입맥주의 인기, 음주 자제 트렌드 등의 요인에도 카스는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매력적 매물로 손꼽힌다.

하지만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버드와이저의 우수한 제품력과 다양성을 국내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국내 시장 마케팅 전략”이라며 “회사 및 카스 브랜드 매각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고 버드와이저 빅 바틀 출시는 이런 추측과 전혀 무관한 활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최근 외신에서는 AB인베브가 아시아지역 상장 추진할 가능성을 보도한 바 있다. 상장 지역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홍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사브밀러 인수 당시 차입금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홍콩 주식시장 상장이 구체화되면 오비맥주 매각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