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감광액 문제로 최대 9만장 규모 웨이퍼 불량 사고 발생

TSMC 로고<전자신문DB>
TSMC 로고<전자신문DB>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 팹에서 300㎜ 반도체 웨이퍼 수만장 규모 불량이 발생했다. 해당 팹은 엔비디아, AMD, 화웨이, 미디어텍 등 기업의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 제품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니케이아시안리뷰와 대만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전날 TSMC 팹 14B에서 300㎜ 웨이퍼 수만장 규모 불량이 발생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불량 규모를 최대 9만장까지 추산하고 있다.

외신들은 웨이퍼 불량 사고 원인으로 감광액을 지목했다. 감광액은 빛의 특정 파장에 민감하게 반응해 성질이 바뀌는 물질이다. 반도체 패턴 형성 핵심인 노광 공정에 쓰인다.

TSMC에 감광액을 공급하는 기업은 일본 신에츠화학·JSR, 미국 다우케미칼 등이다. 니케이에 따르면 JSR는 사고 발생 뒤 내부 확인 결과 자사 제품 때문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TSMC는 성명서를 통해 “규격을 벗어난 화학물질이 납품돼 제조 공정에 쓰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반도체 수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문제 원인을 조사하고 고객에게 연락했다”고 발표했다.

팹14B는 미국 엔비디아·AMD, 대만 미디어텍, 중국 하이실리콘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수주한 반도체 칩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하이실리콘은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설립한 반도체 설계 자회사다. 화웨이 모바일용 AP와 데이터센터·통신장비용 시스템 반도체 칩을 생산한다. 팹14B는 12, 16나노미터(nm)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첨단 7nm 공정은 아니지만 주요 제품군이 생산되는 공장이다.

TSMC는 지난해 8월 생산설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악성코드에 감염돼 애플 아이폰 칩을 포함한 생산라인 3곳 가동을 중단했다. 회사는 당시 분기 매출 3% 정도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는 최근 미중무역분쟁과 고급 스마트폰 수요 감소 등 이유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TSMC는 “아직 재무 영향 평가를 완료하지 않았지만 불량 웨이퍼 사고가 올해 1분기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지만 “늦어도 2분기까지는 다 복구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