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은행 공동 인증 서비스 '뱅크사인'이 뒷심을 발휘하며 실사용자 15만명을 돌파했다.
상용화 초기 3개월간 실사용자 9만명에 머물며 '반쪽 인증서'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은행권 공격적인 마케팅과 홍보, 타 인증서 대비 안전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1월 31일 기준 가입자(누계) 15만1000명을 넘어섰다.
31일 본지가 뱅크사인을 이용 중인 시중은행 전수 조사 결과 1월 한달에만 뱅크사인 신규 가입자만 약 5만여명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 초기 이용 번거로움과 은행의 소극 대응으로 실제 발급은 10만건이 채 되지 않았다. 발급받았다 폐기한 소비자도 1만건 이상이었다. 하지만 1월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1월 한 달간 실가입자 약 5만명이 가입했고 이 속도대로라면 다음 달 20만명 돌파도 점쳐진다.
뱅크사인은 공개키(PKI·Public Key Infrastructure) 기반 인증 기술, 블록체인 기술, 스마트폰 기술 등 첨단기술 장점을 활용해 전자거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인증 서비스다.
블록체인 특성인 합의 및 분산저장을 통해 인증서 위·변조가 어렵다. 또 개인키(전자서명생성정보)를 스마트폰 안전영역에 보관하고 항상 휴대해 개인키 복제나 탈취 및 무단 사용도 막을 수 있다.
은행권은 블록체인 기술 금융시스템 적용을 위해 지난해 8월 27일 15개 은행이 동시 오픈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등록과 이용 과정이 복잡하고 은행이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아 인증서 존재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가 많았다.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가입고객 프로모션과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자사 뱅킹서비스에 뱅크사인 모바일 배너광고를 적극 활용하고 뱅크사인 보안성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홍보 강화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4만3000명(말 일 기준), 12월 9만8500명(12일 기준)에 머물렀던 뱅크사인 가입자가 1월 두 배에 가까운 15만1000명을 기록했다.
초기 사용 불편함 때문에 이용을 포기했던 소비자들이 뱅크사인 실제 사용자 만족도가 높다는 반응이 각종 커뮤니티에 확산되자 뒤늦게 가입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 15개 은행 외에 KDB산업은행도 뱅크사인을 공식 오픈한다. 가입자의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뱅크사인 가입절차가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접근매체 발급 규정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어느 정도 익숙한 사용자들 이용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홍보 강화에 따른 반짝 효과인지는 상반기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은행과 협회는 접근 매체 발급 관련 규정이 개선되면 발급절차 등을 대폭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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