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한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를 공식화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10일 “14일 이사회를 개최, CJ헬로 인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지주사 ㈜LG에 이 같은 계획을 보고,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를 인수, 경영권을 확보한다. 인수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CJ헬로 시가총액(약 9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으로, 2015년 SK텔레콤이 당시 CJ헬로비전(현 CJ헬로) 인수를 추진할 때 금액과 동일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IPTV(LG유플러스) 가입자 364만명과 케이블TV(CJ헬로) 가입자 416만을 합친 780만 가입자를 확보한 초대형 유료방송사업자로 거듭난다. 두 회사 가입자 점유율 합계는 24.43%로, KT·KT스카이라이프(30.86%)에 이어 유료방송 2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방송통신 사업자 간 합종연횡 등 유료방송 구조 개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에 착수한 만큼 KT·KT스카이라이프,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송통신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예단할 수 없지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가능성이 짙다는 게 중론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옛 CJ헬로비전 간 기업결합이 유료방송 3위 사업자 및 2위 사업자 간 결합인 반면에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기업결합은 유료방송 4위 사업자 및 3위 사업자 간 결합이다. 경쟁 제한성 우려는 종전과 비교해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가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불허의 주요 근거로 제시한 '방송권역별 점유율' 중요성이 갈수록 희석되고 있다. IPTV 가입자 수가 케이블TV 가입자를 추월, 전국 단일권역으로 시장점유율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최초의 통신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기업결합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2015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현 CJ헬로)을 인수하고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간 합병을 추진했지만 공정위가 방송통신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기업결합을 불허한 바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KT(KT스카이라이프)를 소외시키는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KT·KT스카이라이프의 M&A는 불가능하다. 자칫 KT에 대한 역차별이자 유료방송 구조 개편의 '골든타임'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