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병원정보시스템(HIS)이 글로벌 시장에서 러브콜이 뜨겁다. 의료IT 본고장인 미국을 포함해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도입 요청이 쇄도한다. 의료IT 변방에서 주류로 발돋움하는 성공적 계기를 마련했다.
12일(현지시간)미국 올랜도 오렌지 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년도 북미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HIMSS 2019)에는 이지케어텍-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이 유일하게 대형 부스를 마련,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국산 HIS 영업에 나섰다.
이지케어텍 컨소시엄은 올해로 6회째 HIMSS 행사에 참여한다. 의료IT 분야 세계 최대 전시회인 HIMSS에서 최고등급인 '다이아몬드 레벨'을 획득해 IBM, 서너, 에픽 등 글로벌 IT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주력으로 선보이는 솔루션은 정신과병원 전용 HIS인 '베스트케어 2.0B'다. 기존 범용 베스트케어를 정신과병원에 맞춰 최적화했다. 2016년 미국 오로라 비헤리비어럴 헬스케어 산하 14개 병원에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만 230억원이다. 국내 의료IT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대형 계약을 수주한 첫 사례다.
세계 주요 정신과병원을 중심으로 베스트케어 도입 요청이 많다. 정신과 전담 HIS 솔루션이 거의 없어 이지케어텍 컨소시엄이 사실상 시장을 선점한다. 이번 행사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녹취 텍스트변환 솔루션으로 고도화하면서 고객 반응이 뜨겁다.
에픽, 서너 등 기존 HIS 솔루션에 피로감을 갖는 병원은 이지케어텍 솔루션을 대안으로 고려한다. 올해 행사에도 미국 병원을 포함해 아일랜드, 독일, 일본, 중국 등 세계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단순 구축 사례뿐만 아니라 이 솔루션으로 얻은 효과 데이터를 직접 제시하면서 신뢰도를 키운다.
위원량 이지케어텍 대표는 “미국 오로라 헬스케어 그룹에 첫 공급했는데,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의료비 심사청구 효율성이 80% 가까이 개선됐다”면서 “그동안 이지케어텍이나 베스트케어를 알리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 인식이 높아지면서 단순 소개가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실질적인 영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행사에도 이지케어텍은 미국 내 톱5 소아·정신과 병원과 공급 미팅을 가졌다. 일본, 아일랜드, 중국 등 의료기관 미팅도 전개했다. 에이치스퀘어, 헬스커넥트 등 빅데이터 분석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까지 참가해 다양한 모듈을 소개하며 개방성을 강조했다. 독일, 일본 등 상대적으로 의료IT에 보수적인 국가도 정체된 자국 HIS시장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나라 솔루션을 자주 추천한다.
황희 이지케어텍 부사장은 “초기 단계인 정신과병원 HIS 시장이 확실한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전용 제품을 출시해 시장 선점에 좋은 기회를 얻었다”면서 “빅데이터 플랫폼, 디지텔 헬스케어 솔루션과 결합해 시장 강자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