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코리아가 해외 PC게임 전자소프트웨어 유통망(ESD) 최초로 국내법을 준수한다. 이르면 상반기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을 획득한다. 역차별 논란을 차단하고 개발사에 대한 당근도 제시한다. 88:12라는 파격적인 친(親)개발사 수수료를 앞세워 '에픽스토어' 점유율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압도적인 세계 점유율과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확보하고도 우리나라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을 유통하는 밸브 '스팀'과 대비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픽게임즈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격 획득 작업에 들어갔다. 향후 에픽스토어에 입점할 다양한 인디게임의 적법한 국내 유통을 위한 선택이다. 개방된 생태계를 제공하는 해외 PC게임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로는 처음이다. ESD는 제품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후 바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사전 심의 없이 게임 등급을 자체적으로 매길 수 있는 게임 사업자다. 사후관리 의무도 진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정 권한을 위임받아 해당 사업자를 지정한다. 현재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구글, 애플, 삼성전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 카카오게임즈, 원스토어, 오큘러스 7개다.
해외 PC ESD는 18일 현재 심의 받지 않은 게임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현행 게임법에 따르면 등급심사를 받지 않은 게임을 유통하는 행위는 형사처분 대상이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한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1사업자 스팀 등 주요 해외사업자가 국내 이용자에게 미심의 게임을 판매한다. 하지만 책임을 물을 주체가 행위지인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은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에 간편사업자로 등록해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사업자가 간편사업자등록을 자발적으로 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신고·납부하더라도 실효성 있는 제재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ICT기업과 경쟁하는 국내기업에 대한 과세 역차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이러한 해외 게임 사업자와 다른 길을 걸으며 자사 게임은 물론 해외 게임 국내 적법 유통을 도와 국내 게임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 방침이다.
에픽스토어는 통상적인 7:3 수수료를 채택하지 않고 개발사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수수료를 88:12로 측정했다. '포트나이트' 서비스로 획득한 크로스플레이 매치메이킹, 채팅, 안티 치팅 등 기술 지원도 한다.
수수료가 낮아지는 만큼 게임 가격도 하락한다. 실제 '메트로 엑소더스'는 에픽스토어 독점을 발표한 후 59.9달러에서 49.9달러로 가격을 인하했다. 게임사에게도 이용자에게도 득이 되는 셈이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에픽게임즈코리아는 해외 퍼블리셔·개발사에게 한국 내 심의등급 및 규제에 대한 가이드를 해주고 있음과 동시에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며 “국내 법 준수를 하며 사업하기 위해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