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美 자율주행 테스트 '웨이모' 압도적 선두…“우버·애플 부진”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진행한 업체 중 웨이모가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우버, 애플은 '자율주행'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이탈 없이 달린 주행거리가 부족했다.

웨이모 자율주행차 상용화(출처: 웨이모 블로그)
웨이모 자율주행차 상용화(출처: 웨이모 블로그)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현지시간 13일 '2018년 자율주행차 분리 보고서(Disengagement Reports 2018 〃 Final Results)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인 '웨이모'가 가장 뛰어난 자율주행 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자율주행 실험 중 사고가 발생하면 10일 내에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에 자율주행 실험 허가를 받은 업체만 62개이고, 실험 차량은 수백대에 달한다. 해당 보고서는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진행한 48개 업체(실험 차량 496대)의 실험 결과를 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공개한 2018년 자율주행차 분리 보고서(Disengagement Reports 2018 ? Final Results)의 분리 1회당 주행거리 (제공=미국 캘리포니아 교통당국)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공개한 2018년 자율주행차 분리 보고서(Disengagement Reports 2018 ? Final Results)의 분리 1회당 주행거리 (제공=미국 캘리포니아 교통당국)

보고서는 차량이 자율 주행 중 분리(Disengagement) 횟수, 주행거리 등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보여준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공공장소에 실험을 진행한 28개 업체의 실험차량 467대는 총 203만5978마일(약 325만7565㎞)을 주행 거리를 실험했다. 전체 차량의 총 분리 횟수는 14만3720회에 달했고 차량 당 평균적으로 14.2마일(약 22.7㎞)을 스스로 주행했다.

사람 개입 없이 가장 오랫동안 주행이 가능한 업체는 웨이모였다. 총 111대로 실험을 진행한 웨이모는 총 주행거리가 127만1587마일(약 203만4539㎞)로 가장 긴 주행 데이터를 자랑했다. 총 분리횟수는 114건으로 약 1만1154.3마일(약 1만7846.8㎞) 당 1회 분리가 발생했다. 사람 개입 없는 완전 자율주행에 근접한 기술 완성도를 보여줬다.

GM 크루즈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쉐보레 볼트(Bolt)가 생산 중인 오리온 타운십(Orion Township) 공장. (출처=GM)
GM 크루즈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쉐보레 볼트(Bolt)가 생산 중인 오리온 타운십(Orion Township) 공장. (출처=GM)

다음으로 오랫동안 자율주행이 가능했던 업체는 GM 크루즈다. GM 크루는 162대 차량으로 44만7621마일(약 71만6194㎞)을 실험했다. 총 86건 분리가 발생해 5204.9마일(약 8327.8㎞) 당 1회의 분리가 발생했다. 웨이모 대비 차량 스스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절반에 불과하지만 3위를 기록한 Zoox(1922.8마일), 4위 Nuro(1028.3마일), 5위 포니.AI(1022.3마일) 등과 비교하면 2~5배가량 긴 거리다.

지난해 4월 사망사고를 냈던 우버는 2만6899마일(약 4만2028㎞)를 주행하는 동안 총 7만회 이상의 분리가 발생했다. 차량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0.4마일(약 0.6㎞)에 불과한 것으로, 주요 기업 28개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웨이모, GM 크루즈 다음으로 많은 62대 실험 차량을 운영 중인 애플도 1.1마일(약 1.8㎞) 당 1회의 분리가 발생해, 낮은 기술 완성도를 보여줬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망사고를 일으킨 우버의 XC90 자율주행차를 조사하고 있다. (제공=NTSB)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망사고를 일으킨 우버의 XC90 자율주행차를 조사하고 있다. (제공=NTSB)

캘리포니아 보고서에 따르면 GM 크루즈(2위), 닛산(6위)을 제외하면 차량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거리가 긴 차량은 대부분 정보통신(IT) 기업으로 나타났다. BMW(4.6마일), 토요타(2.5마일), 메르세데스-벤츠(1.5마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은 짧은 자율주행 거리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캘리포니아 자율주행 분리 보고서가 자율주행 기술력을 모두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분리 1회당 주행거리가 길수록 완전 자율주행에 가까운 것은 사실”이라며 “완성차 업체의 경우 매우 보수적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어, IT 기업보다 분리 횟수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실리콘밸리에 자리 잡은 국내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인 팬텀AI는 차량 스스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20.7마일(약 33.2㎞)로 집계돼, 글로벌 자율주행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엔비디아(20.1마일)보다 한 계단 위에 자리 잡았다.

지난해 美 자율주행 테스트 '웨이모' 압도적 선두…“우버·애플 부진”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