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랩 분사 3~4년 차를 맞은 스타트업이 올해 주요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것에서 나아가 해외 현지에 제품을 출시하고, 해외 법인을 설립하는 기업도 있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경험을 쌓으면서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글로벌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C랩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키튼플래닛은 내달 미국과 유럽에 스마트 칫솔 '브러쉬몬스터'를 출시한다. 브러쉬몬스터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증강현실(AR) 가이드를 제공하고, 올바른 양치법을 돕는 전동칫솔이다. 키튼플래닛은 지난해 국내를 포함해 일본·싱가포르·베트남 등 세계 10개국에 브러쉬몬스터 제품을 출시했고, 137개국에 앱을 선보였다. 미국과 유럽시장에는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종호 키튼플래닛 대표는 “지난해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제품과 앱을 출시했고 반응이 좋았다”며 “키튼플래닛 양치 앱이 국내보다 미국과 영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용자가 많은만큼 시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마트벨트를 개발한 웰트는 최근 일본 메이저 통신사와 스마트벨트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통신사 매장에 스마트 벨트를 공급하고, 통신사 회원사를 상대로 한 기업간거래(B2B) 영업도 진행한다. 이르면 내달 일본 통신사 매장에 스마트벨트를 전시한다.
손기정 웰트 이사는 “통신사가 운영하는 액세서리 상점에 스마트벨트를 공급하고, 통신망을 활용한 B2B 영업 방안도 진행한다”며 “일본도 직장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정부 차원에서 활성화하고 있어 이 부분을 중점 공략하려 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육아용품을 개발한 모닛 또한 북미와 중남미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모닛은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카이덱(SkyDeck)' 투자 프로그램에도 가입했다. 박도형 모닛 대표가 미국 UC 버클리에 머무르며 스카이덱 교육을 받고 있다. 향후 미국 위생제지 업체 킴벌리클라크와 협업해 미국·멕시코에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 C랩 출신 기업이 분사한지 3~4년차를 맞으면서 해외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웰트가 2016년, 키튼플래닛과 모닛이 2017년에 C랩에서 독립했다. 이들 기업은 이후 C랩 내부 과제에서 제시한 아이디어를 상용 제품으로 다듬고, CES와 IFA 등 글로벌 IT 전시회에 참여해 해외 거래선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해외에서 이들 기업 이름이 알려지면서 투자 제안이 들어오는 등 사업을 벌일 기반을 제대로 갖춰가고 있다.
박도형 모닛 대표는 “CES 2019에 참가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미국 액셀러레이터에서 투자를 받은 이후에는 현지 기업 관심도 확실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4년간 내부 스타트업 20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C랩 출신 스타트업 성과가 더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2년 C랩 제도를 도입한 이후 총 228개 과제에 917명이 참여했다. 이 중 36곳이 스타트업으로 분사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