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총 120조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가 경기도 용인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희망 부지로 용인시 원삼면 일대 부지를 공식 요청했다. 정부는 수도권정비위원회가 조속히 심의할 수 있도록 검토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본지 2019년 2월 18일자 1면 참조>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지난 20일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용인일반산업단지는 SK건설이 주축이 돼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다. 부지가 선정되면 SK하이닉스 등 클러스터에 입주할 기업 분양을 맡는다.
사실상 SK하이닉스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관계 부처에 부지를 용인으로 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신청 부지는 원삼면 일대 약 448만㎡(약 135만평)이다. 우수 인재 유치와 대·중소 반도체 생태계 조성, 전력·용수·도로 등 인프라 구축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용인을 요청했다.
정부는 공식 요청이 접수됨에 따라 조속한 시일 안에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국가적 필요성 등을 검토, 수도권정비위 심의 요청 여부를 가능한 한 조속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공장 총량 규제를 받는다.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면 특별 물량 형태로 배정이 이뤄져야 한다. 최종 결정은 수도권정비위에서 내린다.
부지가 용인으로 확정되면 SK하이닉스는 총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팹)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클러스터에는 50여개 반도체 중소 협력업체들도 입주한다. SK하이닉스는 이들 협력사와 시너지 창출 및 생태계 강화를 위해 10년 동안 총 1조2200억원도 지원하기로 했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그동안 용인을 비롯해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 충남 천안, 경북 구미 등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산업 경쟁력 강화가 최우선 고려 사안이라고 판단, SK하이닉스는 고심 끝에 용인을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기존의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도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천에는 M16 구축과 연구개발(R&D)동 건설 등에 약 10년 동안 20조원, 청주에는 지난해부터 가동하고 있는 M15 생산 능력 확대를 포함해 약 10년 동안 3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청주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토지구입 양해각서(MOU)와 분양 계약을 충북도, 청주시와 다음 달 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구미에 위치한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 SK실트론은 증설을 추진하고, 앞으로 2년 동안 약 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향후 5년 동안 5대 중점 육성 분야에 총 37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22조원은 비수도권에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