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베이징車 5년간 전기차 배터리 협력…자국 기업끼리 '똘똘'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과 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인 베이징자동차(BAIC)가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중장기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오프위크, 시나오토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CATL은 베이징신에너지자동차(이하 BAIC BJEV), 베이징프라이드파워시스템테크놀로지(이하 프라이드파워)와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전기차 분야 협력 방안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발표했다.

BAIC BJEV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 자회사이자 중국 최대 순수 전기차 제조사이며, 프라이드파워는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사다.

협약에는 CATL과 프라이드파워가 향후 5년간 BAIC BJEV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매월 BAIC BJEV 수요에 충분한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대 급부로 BAIC BJEV는 매년 연간 배터리 구매 총량 중 일정 비율을 CATL과 프라이드파워로부터 조달해야한다. 일정 금액을 선불로 지급해야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전기차 EU5. (사진=BAIC BJEV)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전기차 EU5. (사진=BAIC BJEV)

이와 함께 세 회사는 경쟁력 있는 친환경차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개발(R&D)팀을 설립하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 각각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자국 기업간 협력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오프위크는 “세 회사가 맺은 다년간 전략적 협력 협약은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함께 발전해 시장 지위와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반면 다른 배터리 제조사의 경우 BAIC 내 점유율이 축소되면서 신규 협력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국 기업간 독자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중국과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토요타자동차와 배터리 출하량 2위 파나소닉은 내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이 그들만의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에 나서고 있는 반면 한국 배터리 제조사는 해외 수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업간 협업과 정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