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가전 소비재 시장 정체…소형가전만 선전

지난해 국내 가전 소비재 시장 정체…소형가전만 선전

지난해 국내 가전 소비재 시장에서 소형가전 성장이 두드러졌다. 전체 시장 규모가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정체를 겪었지만, 소형가전은 23%가 넘는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1인가구 증가와 새로운 소비 트렌드 확산 등으로 소형가전 성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27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 소비재 시장 규모가 38조52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시장 규모 38조6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3분기까지 소폭 성장세였지만, 4분기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하면서 전년과 동일한 규모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분야별로 보면 소형가전 시장 성장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소형가전 시장은 23.1% 성장하면서 전체 가전 소비재 시장이 위축되지 않는데 기여했다. 소형가전을 제외하면 이동통신만 0.9% 증가했고, 나머지 분야는 모두 감소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시작된 카메라 시장 침체는 올해도 이어졌다. 포토분야는 가장 큰 폭인 14.3% 감소했다. 다른 분야도 일제히 감소했다. 사무기기/소모품(-12.6%), 영상/음향가전(-10.2), 생활가전(-8%), IT(-2.5%) 순으로 나타났다.

소형가전 시장이 성장한 것은 꾸준히 늘어나는 1인 가구 영향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 등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정착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냉장고, 소형 세탁기 등이 새로운 시장을 구축했다. 커피머신, 토스터기, 원액기, 로봇청소기, 다리미 등은 1~2인 가구에 적합한 미니 제품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예를 들면 밥솥도 기존에는 5~6인용 제품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1~2인을 위한 소형 밥솥 판매도 활발하다.

소비를 통해 만족을 얻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다이슨, 필립스, 발뮤다, 로라스타 등 해외 명품 가전 브랜드 제품도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공기청정기를 비롯한 소형 환경가전 판매도 크게 늘었다.

소형가전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인 가구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가전업체들도 '소형' 가전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형가전은 몇 년 전까지 틈새상품으로 분류됐으나 이제는 주요 제품군이 됐다”면서 “소형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제조사들도 용량은 줄이면서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 출시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