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트럼프 "1차 회담 보다 성공", 김정은 "훌륭한 결과 확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지난해 1차 회담보다 진전된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차 회담만큼, 아니면 더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북한의 '밝은 미래'를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결단이 담길 '하노이선언'에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왼쪽부터)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백악관 트위터
(왼쪽부터)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백악관 트위터

북·미 양국 정상이 이날 저녁(현지시간) 베트남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호텔에서 약 2시간에 걸쳐 단독회담과 친교 만찬을 갖고 1박2일 협상을 시작했다. 두 정상은 28일 추가 단독·확대회담을 거쳐 비핵화 로드맵과 이를 견인할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를 담은 하노이선언을 발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에 앞서 가진 모두발언에서 “북한은 대단한 경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지도자를 가진 북한은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만찬에서 “(단독 회담 내용을) 실제 문서로 작성한다면 돈을 내고 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회담 결과에 긍정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에선 미국·베트남 관계가 앞으로 북·미 관계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 개혁을 이룬 베트남을 지렛대 삼아 북한의 통 큰 결단을 촉구했다.

북학이 핵 무장을 영구히 포기하면 경제 제재 완화 등을 통해 경제 발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불신과 오해의 적대적인 낡은 관행이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고 했지만 우린 그것을 극복하고, 다시 마주 걸어 260일 만에 하노이까지 걸어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어느 때보다도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한 기간이었다”면서도 “보다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미 두 정상은 지난 1차 회담 때와 달리 이틀에 걸쳐 협상을 이어간다. 최소 다섯 차례 이상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의 결단으로 하노이선언은 채워진다. 수위에 따라 북한 비핵화가 다시 속도를 내면서 한반도 신평화 체제로 접어들지 협상 동력을 잃고 교착 상태에 빠질지 판가름이 난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반도에서 전쟁 종식을 알리는 '종전선언'이나 '평화선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노이선언에 명기될 수도 있지만 별도의 부속 문서로 도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의 경제 발전'을 북한의 벤치마킹 사례로 추켜세운 만큼 비핵화 상응 조치로 부분적 대북제재 완화가 기대된다.

완화 조치가 나오면 남북경협 사업을 대상으로 한 부분적 면제가 유력하다. 개성공단 확대 사업, 금강산 등 대북 관광, 남북 철도·도로 연결, 광물 개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회담 결과에 따라 두 정상이 공동성명을 함께 발표하는 모습을 연출할 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1차 정상회담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 혼자 자국 언론인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