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임직원 연봉 인상률이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개발자 대졸 초임 임금도 5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갔다. 우수 인재를 적극 영입,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IT 업계 네이버, 카카오 '양강체제'를 '삼강구도'로 만들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은 지난주 임직원과 올 한 해 연봉 조정을 마무리했다. 평균 연봉 인상률이 10% 중반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을 달성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연봉 인상률 10%를 기록하는 회사는 흔치 않다. 2017년 12월 기준 30대 대기업 평균 연봉 인상률은 2.6%다. 네이버와 삼성물산만 10%대 인상률을 보였다. 이 기간 카카오는 7649만원에서 7134만으로 7% 감소했다. 2년 연속 연봉을 올려준 사례는 더욱 찾기 어렵다. 네이버 역시 2016년 인상률이 2.3%에 그쳤다.
배달의민족은 IT업계 양대 산맥 네이버, 카카오 수준으로 연봉을 맞출 목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에 뒤지지 않도록 올려왔다”며 “지난 2~3년간 공격적으로 늘려온 결과, 업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행보다. 배달의민족은 '직원 추천' 제도를 도입했다. 지인을 추천해 채용으로 이어질 경우, 포상금을 준다. 개발자를 데려올수록 액수가 많다. 개발 직군은 300만원, 비(非)개발 직군은 200만원이다. 올해 1~3월에는 한시적으로 포상금을 늘렸다. 직군별로 2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개발자 대졸 초임 임금도 상향 조정했다. 최소 5000만원으로 설정했다.
다양한 포상 제도도 운영 중이다. 지난달 25일 직원별 연봉에 10%를 성과급으로 전달했다. 배달의민족은 2010년 문을 열었다. 설립 후 처음 성과급을 나눠줬다. 장기 근속자에 대해선 연봉에 50~200% 상당 포상금을 별도 제공했다. 대상은 2013년 이전 입사자다.
다만 상대 평가에 따른 줄 세우기 식 보상은 지양한다. 배달의민족 기업 문화는 팀워크 극대화에 맞춰져 있다. 동일 지급률로 성과급을 책정한 것도 이 같은 정책 때문이다. 승진과 연봉 조정 과정에서만 개별 평가가 이뤄진다. 매년 두 차례 직원 스스로 자신의 성과를 평가, 조직장과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올해 초 기준 배달의민족 월간 주문 수는 2700만건이다. 전년에 비해 두 배 넘게 성장했다. 배달의민족을 통한 연간 배달 음식 거래액도 2017년 3조원에서 2018년 5조원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직원 규모도 비례해 증가했다. 2014년 100명을 돌파한 뒤 2016년 500명, 2018년 말 1000명을 넘겼다. 지난해 한 해에만 약 400명을 뽑았다. 올해에도 500명가량을 추가 채용한다.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배민라이더스, 배민상회로 대표되는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이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베트남에도 진출한다. 미래 사업으로 추진 중인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는 3조원 이상이다. 쿠팡과 크래프톤에 이어 세 번째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IT 업계 최고 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보상 체계를 더욱 경쟁력 있게 설계할 계획”이라며 “구성원들과 힘을 모아 성과를 창출,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