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케어텍이 국내 국립대병원 자회사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투자금을 확보해 클라우드 버전 병원정보시스템(HIS) 사업과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을 시도한다. 산·학·병 협업으로 글로벌 의료IT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성공사례를 만들지 주목된다.
이지케어텍(대표 위원량)은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2일까지 코스닥 상장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2001년 설립된 이지케어텍은 HIS 개발, 공급, 유지보수 등을 주력으로 한다. 서울대병원 전산시스템 개발·유지보수를 담당하던 조직이 분리돼 설립됐다. 서울대병원이 44.57% 지분을 보유한다.
지난달 1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12일부터 13일까지 청약예정 절차에 돌입한다. 이달 22일 상장 완료가 목표다.
이번 상장은 기존 내부 구축형 HIS '베스트케어'를 넘어 클라우드 버전 등 신규 사업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진출이 배경이다. 이지케어텍이 2013년 개발한 베스트케어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등 30여개 병원에 공급됐다. 병상 수 기준 국내 상위 10개 병원 중 절반이 이지케어텍을 쓴다.
대형병원 중심인 기존 사업모델을 클라우드 HIS 개발로 중소형 병원까지 확대한다. 약 2년간 12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클라우드 버전은 개발 막바지 단계다. 다음 달부터 국내 2~3개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 구축한다.
황희 이지케어텍 부사장은 “클라우드 HIS로 대형병원 영업에서 100~500병상급 중견·중소병원 수요까지 확보해 매출을 높일 것”이라면서 “2년 안에 국내 병원 100개 이상 신규 수요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상장에 따른 투자금으로 해외진출에 속도를 낸다. 이지케어텍은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700억원 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미국 정신과병원그룹인 오로라헬스케어그룹에도 230억원 규모 수출에 성공했다.
올해 미국 법인 설립을 완료한 뒤 본격 영업에 착수한다. 미국 정부가 HIS 구축에 따른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지원에 필요한 필수 인증(ONC-HIT)을 받았다. 이 인증을 받은 솔루션 중 미국기업 개발이 아닌 것은 이지케어텍 '베스트케어'가 유일하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도 신규로 공략한다. 현재 베스트케어는 한국어, 영어, 아랍어, 중국어 버전이 개발됐다. 올해 일본어 버전 개발과 함께 일본 지사 설립도 검토한다.
황 부사장은 “작년 미국 상·하원에서 일반병원 HIS 구축 시 지원하던 인센티브를 정신과병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확정했다”면서 “올해 4000여개에 달하는 미국 정신과병원 중 10%가량을 목표로, 정신과용 HIS 공급에 주력하는 동시에 중국, 일본 시장 공략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3월 결산인 회사는 2018년 4월부터 12월까지 매출 403억원, 영업이익 30억원, 당기순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구축시간, 인력이 절반 이상 줄어든 클라우드 버전 출시와 해외사업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국내 대학병원 자회사로는 최초로 상장한 만큼 의료시장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국내병원은 비영리기관으로 운영되기에 외부 투자유치가 원천 금지된다. 사업화 모델도 부족하다보니 진료 수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황 부사장은 “이지케어텍이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국내 대표 병원인 서울대병원이 고객사인 동시에 제품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정부 지원 하에 학교, 병원, 산업계가 뭉친 모범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공모 주식 수는 130만주며, 공모 예정가는 1만100원~1만2300원이다. 총 공모 예정금액은 645억~785억원이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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