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강경돌파' 산은에 금융위 힘 보태

인수합병을 강행하려는 산업은행과 매각을 철회해야 대화하겠다는 대우조선 노동조합간 간극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매각 계약이 8일 오후 체결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강행돌파 의지를 피력한 데다 금융위원회까지 힘을 보태며 당초 예정대로 본 계약이 타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총 2000여명이 상경해 산업은행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후 천막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총 2000여명이 상경해 산업은행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후 천막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업무계획 발표를 마친 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대우조선 주인을 찾아줌으로써 조선업 전체가 활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조선업 업황을 봤을 때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과 합병 이후 일감을 가져갈 것이라는 우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산업은행은 8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과의 본 계약 안건을 의결한다. 다만 현재까지 본 계약 관련 상세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본계약이 진행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산은 관계자는 “상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계약이 아예 체결되지 않는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이사회 결의 등 절차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계약을 앞두고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거제시 및 김해시의 반발이 상당하다.

지난 6일 산은은 거제에서 최대현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주재로 간담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노조와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대우조선 노조가 매각이 중단돼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달 27일 거제에서 상경,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총 2000명 규모의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노조 시위를 '과격행위'라고 표현하며 “직을 내려놓을 각오로 대우조선 민영화에 나서겠다”며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은 업무협약을 맺고 조선사 통합법인(조선지주)를 설립할 계획이다. 산은은 보유 주식(2조2000억원)을 현물출자하고,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에 유상증자한다. 출자전환주는 1조2500만원, 보통주는 나머지 8500만원 규모로 발행한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지주 26%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며, 산은은 2대 주주(18%)로 남는다.

삼성중공업도 산은이 보낸 인수 제안서를 받았으나 결국 거절하며 현대중공업이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대우조선 매각, '강경돌파' 산은에 금융위 힘 보태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