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미세먼지에 유통업계 반짝 '호황'

최악 미세먼지에 유통업계 반짝 '호황'

초유의 미세먼지 사태 속에 유통업계는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을 꺼리는 쇼핑객 발길이 이어졌다. 온라인쇼핑·홈쇼핑도 판매 확대를 누렸다.

10일 온라인 마켓 옥션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렸던 이달(3월1일~7일) 식음료 및 기타잡화 매출이 전주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해당 기간 가장 큰 폭의 신장률을 보인 것은 마스크로 137%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황사·독감 마스크와 노스크(코 전용마스크)는 각각 163%, 147% 신장했다. 반면 일반마스크는 19% 신장에 그쳐 미세먼지 전용 제품 유무에 따라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온라인 마켓에서 쇼핑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가공육류는 같은 기간 전주 대비 98% 신장률을 보였고 목 건강에 좋은 차 음료·전통음료 역시 68% 매출이 늘었다. 젓갈류·액젓은 39%, 만두·동그랑땡·튀김은 37% 신장했다. 이외 국·찌개·카레·즉석조리 식품은 27%, 탄산·청량음료는 25% 늘었고 분식·디저트 18%, 야식 17%, 주스·과즙음료 15%, 생수 16% 등의 신장률을 보였다.

티몬에서도 고기능·대용량 마스크와 컵밥류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5일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KF인증 마스크 매출은 4890% 상승했다. 특히 강력한 미세먼지 필터 기능을 가지고 있는 KF99등급 마스크는 989% 매출신장률을 기록했으며 KF94 등급 마스크 매출 비중은 지난해 71%에서 올해 93%로 22%p 상승했다. 매출신장률도 6440%에 이른다.

같은 기간 티몬 슈퍼마트에서 컵밥과 덮밥 등 레토르466트 식품 매출은 175% 상승했다. 라면 매출신장률(13%)과 비교할 경우 큰 폭의 신장률이며 즉석밥 매출과 비교할 경우 2배 이상 판매됐다.

컵밥 및 덮밥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티몬은 초미세먼지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외식 대신 집에서 간편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실내 조리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지난 1∼5일 기간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호황을 누렸다. 롯데백화점의 전국 58개 점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고 구매 고객 수는 18.8%나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14.3%, 8.1% 늘었다. 미세먼지를 피해 백화점 등 실내 시설을 찾는 시민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에서 마스크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CU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마스크 매출은 2016년 37.0%에서 2017년 77.2%로 급증했으며 지난해에는 104.3% 큰 폭으로 올랐다.

최악 미세먼지에 유통업계 반짝 '호황'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각 유통업체들은 관련 프로모션을 발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G마켓은 '미세먼지 세상에서 살아남기' 상설기획관을 마련하고 마스크, 공기정화식물, 가전, 세정제 등 관련 용품을 총망라해 할인가에 판매한다. 옥션은 '미세먼지 대비 프로젝트' 상설관을 열었고 G9는 '미세먼지 심한 날 집밖은 위험해' 테마관을 열고 미세먼지를 피해 집에서 즐기기 좋은 취미 활동 제품을 판매한다.

신세계TV쇼핑은 미세먼지 수치에 따라 관련 상품을 최대 30%까지 할인하는 특별 행사를 진행한다.

3월 한 달간 전일 예보 기준 평균 미세먼지 수치가 80㎍/m³이상이면(한국환경공단 기준) 해당일 오전 9시부터 미세먼지 관련 용품을 최대 30%까지 할인하는 온라인 행사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소비자의 쇼핑과 구매 패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발굴하는 등 유통업체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