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10이 블록체인 기반 응용 서비스 '디앱(DApp)' 생태계 확산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암호화폐 결제부터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다양한 제휴 디앱 탑재가 이어질 전망이다.
상용화 성공 모델을 만들지 못해 정체기에 이른 블록체인 산업에 활로를 터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도 디앱 개발을 위한 API를 제공, 제휴 파트너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11일 블록체인 종합 서비스업체 체인파트너스는 자회사 코인덕의 암호화폐 간편결제를 갤럭시S10 '삼성 블록체인 월렛' 제휴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코인덕은 갤럭시S10이 제공하는 기본 암호화폐 저장 기능과 연동, 전국 1000여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갤럭시S10 삼성 블록체인 월렛 앱 내에서 코인덕을 선택하고 가맹점 QR코드를 스캔해 결제를 진행한다.
입력한 결제금액은 현재 암호화폐 시세로 자동 변환된다. 지갑에 담긴 암호화폐가 자동으로 차감되며 결제가 이뤄진다. 문자메시지로 가맹점에 결제완료 안내 후 다음날 은행계좌로 정산한다.
현재 삼성 블록체인 월렛에는 코인덕과 엔진 지갑, 크립토키티, 코스미가 제휴 디앱으로 등록된 상태다. 엔진 지갑은 게이머를 위한 모바일 블록체인 지갑, 크립토 키티는 블록체인 기반 고양이 육성 게임, 코스미는 활동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뷰티 SNS다.
삼성 블록체인 월렛은 이더리움, ERC20 토큰 등을 관리하는 암호화폐 계좌 관리 서비스와 암호화폐 송금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암호화폐 송금 요청은 안드로이드 운용체제(OS)와 분리된 별도 보안 OS 상에서 동작, 외부 해킹과 데이터 유출 등을 차단한다. 디앱 이용 및 디앱 콘텐츠 구매 서비스도 월렛에서 이뤄진다. 다양한 디앱이 입점하는 '앱스토어'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 소속 블록체인 팀은 갤럭시S10 출시 전 수개월 간 사전 탑재할 디앱 서비스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월렛 출시 공지를 내고 블록체인 기업 제휴 신청도 받고 있다. 제휴 업체는 디앱 개발을 위해 API를 제공받고 삼성 블록체인 월렛 디앱 리스트에 전면 노출된다.
삼성전자의 암호화폐 결제 지원은 그간 오프라인 영역에서 확장이 힘들었던 결제 분야에 다양한 스타트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세계 삼성페이 네트워크와 결합할 경우, 블록체인 결제 부문 실증화 사례로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확산 중이다.
구글이나 유튜브처럼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으로 삼성 갤럭시폰이 활용되고, 다양한 사업자가 동반 사업화할 수 있는 'API 허브'로 부상할 전망이다.
과거 빗썸 등 일부 거래소가 오프라인 결제 확대에 나섰지만 가맹점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 간편결제 대표는 “삼성의 디앱 컨소시엄에 진입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메이저 기업이 암호화폐 결제 포문을 열어줄 경우, 가맹점 확보나 결제 범용성 면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인덕 신민섭 대표도 “갤럭시처럼 대중화된 스마트폰으로 암호화폐 결제가 연동될 경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결제가 연동되고 확장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