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색조 브랜드 반열에 오를 목표입니다.”
조영진 시드페이퍼 대표가 첫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며 세운 꿈이다. 브랜드 가치 1조원이 넘는 글로벌 화장품 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조 대표는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 마케팅 대학원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대 선배들과 원조 온라인 모임 서비스 프리챌을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네이버에서도 일했다.
지금 회사도 IT 기반 시스템통합(SI) 사업으로 문을 열었다. 삼성, SK, 기아와 같은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손잡고 있다. 이후 콘텐츠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화장품과 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됐다. 2013년 '셀프뷰티' 플랫폼을 선보였다. 뷰티관련 최신 소식을 전달하는 모바일 웹이다. 그는 “IT 기반 다양한 서비스 사업을 펼쳐왔다”며 “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뷰티 콘텐츠 플랫폼을 개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구독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소비자 니즈를 가장 빠르게 파악하는 뷰티 전문 회사로 거듭났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역량을 화장품 직접 판매로 연결했다. 플랫폼을 통해 수집되는 고객 반응, 시장 트렌드를 제품에 반영했다. 2018년 10월 야심작 '에센스 프라이머'를 선보였다. 브랜드명은 플랫폼과 같은 셀프뷰티다.
그는 “소비자 니즈 읽는 회사라는 강점을 살리고 싶었다”며 “한 달에 한두 신제품을 내놓을 만큼 브랜드마케팅(BM)과 상품기획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에센스 프라이머는 고체형으로만 팔리던 국내 프라이머 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 액체형으로 제작, 화장품 발색과 질감을 높였다.
현재 셀프뷰티 브랜드 내 유통 품목 수(SKU)는 30여개다. 마스크팩, 틴트, 선크림, 쿠션 등이 포함됐다. 출시 화장품 모두 인기를 끈다. 매달 1만가량이 팔린다. 마케팅에 열을 올리지 않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월 1만개라는 숫자만으로도 업계에서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롭스(LOHB's) 전 매장에 입점돼 있다. 카카오쇼핑,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스토어에서도 구입 가능하다.
수출길도 열었다. 중국,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시장 실적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이미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30%를 차지한다. “미국, 일본, 홍콩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조 대표는 귀띔했다.
올해 제품 라인업 확대에 집중한다. 종합 색조 브랜드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다. 그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한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분야가 화장품”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