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개발한 전원공급 컨버터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현장인 프랑스로 향한다. 핵융합기술을 상용화하는 국제 공동연구에 쓰이게 돼 관련 분야 국내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게 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유석재) ITER한국사업단(단장 정기정)은 국내 기업인 다원시스(대표 박선순)와 협력해 ITER 장치 국내 조달품목인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 'VS-1 컨버터' 초도품을 ITER 건설지인 프랑스 카다라쉬 지역으로 운송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는 ITER 토카막 내부 초전도자석이 자기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사업단과 다원시스가 전체 전원공급장치 32대 가운데 18대를 맡아 공급하기로 돼 있다. VS-1을 비롯해 TF, CS, CCU/L, CCS 등 5종류다.
컨버터는 전원공급장치를 이루는 주요 요소다. 각 전원공급장치마다 따로 컨버터를 가진다. 초전도자석 시스템 여러 부분에 수 십킬로암페어(㎄)급 정밀 제어 전류를 공급해 자기장으로 플라즈마 발생, 가열, 위치·형상을 조절한다. 전기 과부하를 비롯한 각종 사고가 발생해도 바로 멈추지 않고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유지해 핵융합로를 보호한다.
가장 먼저 성과를 보인 VS-1 컨버터는 ITER가 요구한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 운송할 수 있게 됐다. 성능확인 최종 시험(FAT)까지 무사통과해 출하 승인을 얻었다. 오는 5월 3일 프랑스 마르세유 포스항에 내릴 예정으로 같은 달 중순 ITER 건설 현장에 당도한다. 다른 컨버터는 현재 개발 중이다. 계획으로는 내년 5월까지 모두 개발을 마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정완 ITER한국사업단 박사는 “ITER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기 위해 VS-1 초도품 개발과 제작에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며 “그러나 설계와 성능 검증을 성공리에 마쳐 내년 5월까지는 모든 컨버터 제작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