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공장에 근무하는 B씨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공장 라인에 들어서자 관제 모니터에 붉은색 경고가 표시됐다. 장내에는 곧바로 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조립 라인 B작업자 안전모 착용 요망”이라는 안내가 반복됐다. B씨가 안전모를 착용하자 관제실 모니터에는 B씨 위치에 녹색 '안전표시'가 나타난다.
#집안에 도둑이 들어 '악' 비명이 쏟아지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다. AI스피커, 스마트폰이 아닌 CCTV가 비명을 인지하고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도록 안내한다. 총소리, 비명소리 등 여덟 가지 소리를 구별하는 CCTV는 영상과 소리를 분석해 사고를 인지한다.
CCTV에 인공지능(AI)이 더해지면서 CCTV가 실시간 안전장치로 거듭난다. 과거 단순 녹화에만 머물렀던 CCTV가 이제는 감시도구를 넘어 안전을 지켜주는 필수 장비로 각광받는다. 동작, 상황 식별부터 소리를 인식해 경찰 신고까지 쓰임도 다양하다. 다가올 미래가 아닌 우리 생활 곳곳에 AI CCTV가 자리 잡는다.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한화테크윈 본사에는 다가올 CCTV 미래를 한곳에 집약했다. 초고화질, AI CCTV부터 고용량 영상 데이터 저감기술까지 하드웨어(HW)뿐 아니라 소프트웨어(SW)까지 다양하다.
한화테크윈은 올해 자체 연구한 AI적용 CCTV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9월 AI 적용 CCTV를 판매하고, 자체 개발 AI칩 탑재 카메라도 12월 출시한다. 주요 목표는 스마트공장 등 산업시설 등이다. 단순 얼굴인식이 아닌 동작, 착용장비 여부 등을 특정 색으로 표현해 이상행동 여부 등을 파악한다. 개인정보보호 등을 위해 얼굴 인식 뒤 모자이크 처리도 가능하다. 정확도는 95%에 달한다.
임정은 한화테크윈 수석연구원은 “몸 골격 움직임을 20여개로 나눠 근로자가 쓰러지거나 팔을 드는 동작을 감지해 관리자통보, 경고방송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면서 “유럽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준수하는 등 감시를 위한 AI CCTV가 아니라 실제 안전에 초점을 맞춰 특화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안전시설 등 CCTV 적용 범위는 빠르게 늘어난다. 서울시, 부산시, 대구시 등 지자체가 수백억원 규모 CCTV 설치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소방, 치안 등에 집중됐지만 자치구별로는 쓰레기무단투기 방지 등 행정업무까지 접목 계획을 밝혔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무단투기가 잦은 지역에 AI CCTV를 설치해 쓰레기 무단 투기 금지를 안내하는 등 지자체별 행정에 다양하게 활용한다”면서 “CCTV가 단순히 특정 산업시설, 기관에 특화되는 것이 아닌 일상 모든 곳에 활용 가능하도록 저음, 고화질, 안전성 확대 방향으로 개발한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