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여러 개 지문을 조합, 제스처로 연결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멀티 지문 방식을 유럽연합(EU) 등에 특허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문신용카드와 애플페이를 연동, '스마트폰+지문카드' 조합을 통해 삼성전자 등이 포함된 안드로이드폰 진영 결제 수단에 본격적으로 대응한다.
7일 정보통신(IT)·금융권에 따르면 애플이 사람의 손가락 지문별로 사용 목적을 부여해서 활용하는 '지문 조합 제스처 연결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특허청(USPTO)에도 화면 내장형 터치 아이디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달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음향 펄스를 활용한 지문 인식 기술 특허를 내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2년 전에 없앤 '터치 아이디'의 부활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지문 활용은 인증용이 대부분으로, 엄지나 검지 정도를 활용했다. 삼성과 애플 모두 최대 5개 지문을 등록할 수 있지만 목적별 사용 지문을 구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애플은 특정 손가락 지문 제스처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문 제스처 연결'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지문 1개는 정상적 인증 서비스, 다른 1개는 위협에 의한 지문으로 각각 등록해서 경찰 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다른 1개는 정전·지진 등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때 오프라인으로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한다. 이 밖에도 2개 지문 이상을 조합해 스마트폰에 제스처를 연동시키면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지문 관련 특허는 최근 애플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더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안드로이드폰 결제 수단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최근 애플은 지문신용카드를 만들던 마스터카드와 실물 기반 타이타늄 신용카드도 개발했다. 여기에 카드번호, 발행일, 사용자 이름 등 개인정보 기록이 없는 카드를 곧 상용화한다.
지문만으로 애플페이를 쓸 수 있어 아이폰에만 한정된 금융 서비스의 범용성을 넓히고 있다. 광범위한 지문 관련 특허는 이러한 기능이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운호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우선 애플 지문카드로 기존 안드로이드폰에서 애플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결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서 “다양한 지문 관련 특허는 이런 범용성을 한층 더 넓혀 다른 경쟁사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특허 출원이 차기 아이폰에 적용될 지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당장 안면 인증을 채택한 지 얼마 안 된 애플이 지문 활용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어지러운 편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