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엠그로우, 주행성능 20% 늘린 배터리팩 개발...“전기버스도 400km 달린다”

한번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가 길어야 300㎞ 수준이던 전기버스가 400㎞이상으로 크게 늘어나게 됐다. 같은 공간에 담을 수 있는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개선과 국내 배터리팩 기술이 고도화되면서다. 짧은 구간의 도심 노선버스에 제한됐던 전기버스가 공항 리무진, 중장거리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피엠그로우는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시스템 공간활용도를 20% 개선한 차세대 배터리팩 개발을 완료하고, 자일대우버스에 공급한다고 8일 밝혔다. 이 배터리팩을 적용하면 배터리용량 250㎾h급을 탑재했던 저상버스 배터리 공간 내에 360㎾h까지 담을 수 있다. 공간 여유가 좀 더 있는 고상(좌석버스·관광버스)의 경우 400㎾h까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

에너지밀도가 20% 이상 향상된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와 함께 이 회사의 차세대 배터리팩 기술이 핵심이다.

피엠그로우는 국내 유일의 전기버스용 배터리팩 전문업체로 지난 9년간의 버스용 배터리 경험치를 활용해 2세대 배터리팩을 완성했다. 다년간의 배터리 운영 데이터 등을 분석한 열해석을 통해 팩 내부의 공기 순환 통로(공간)를 최적화시켰다. 또 각종 배터리 안정장치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의 물리적인 공간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기술로 최소화했다. 에너지밀도가 20% 이상 향상된 국산 고용량 배터리 신제품이 적용되면서 팩킹 설계 기술이 한층 더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다.

현재 국내 저상용 시내버스 기준으로 배터리팩을 담을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은 250㎾h 수준이다. 버스 뒷면 전체를 가리고 배터리로 채운 일부 중국산 전기버스 제외하고 현대차는 256㎾h, 에디슨모터스는 228㎾h 등의 배터리를 탑재한다.

경기도 의왕시 피엠그로우 본사 연구소. 직원들이 양산을 앞두고 전기버스용 최신형 배터리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피엠그로우 본사 연구소. 직원들이 양산을 앞두고 전기버스용 최신형 배터리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전기버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1㎾h로 평균 1.2km를 주행하는 것을 감안하면 256㎾h 용량의 전기버스는 319km를 주행하고, 360㎾h를 단 버스는 423㎞를 달린다. 히터 등 난방시설 가동으로 20~30%의 에너지효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도 300㎞대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홍 피엠그로우 사장은 “그 동안의 경험과 열해석을 통해 냉각·안전 장치 최적화 등 설계 기술과 최신 국산 배터리 탑재로 종전과 같은 공간에 100㎾h 이상의 배터리가 더 들어가는 팩기술을 완성했다”며 “올 하반기부터 국내 처음으로 배터리팩 양산화를 앞두고 있어 ㎾h당 배터리 가격은 이전보다 더 저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자일대우버스 차량에 적용된다. 자일대우버스는 올해 3분기에 마을버스용 소형버스와 좌석버스(고상)를, 4분기에는 저상형 노선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K고속 관계자는 “공간 확장 없이 360㎾h급 배터리팩이면 400km 이상 주행은 물론이고, 동절기에도 200km 이상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