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3세대 중형차 플랫폼을 적용한 '쏘나타' 'K5' 신형 모델에 '전자제어식 상시 사륜구동(All Wheel Drive)' 시스템을 도입한다. 국산 중형차에 전륜이나 후륜구동 대신 사륜구동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중형 세단용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연말 출시를 앞둔 기아차 K5 3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에 먼저 탑재할 계획이다. 이후 현대차 쏘나타에도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3세대 중형차 플랫폼은 쏘나타와 K5 등 세단은 물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동화 차량 등 다양한 구조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새 플랫폼으로 설계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하면 중형 세단 제품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쏘나타와 K5 주력 시장 북미에 시판 중인 일반 중형 세단 가운데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차종은 스바루 '레거시', 닛산 '알티마' 등에 불과하다. 쏘나타와 K5의 가장 강력한 경쟁 모델인 혼다 '어코드'나 토요타 '캠리' 등 대다수 차량은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
쏘나타와 K5에 탑재할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최상의 구동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륜과 후륜 구동력 변화가 제한적인 일반 기계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달리 노면 상태와 속도를 감지해 좌우 바퀴 제동력과 앞뒤 구동력을 가변적으로 제어한다. 이를 통해 미끄러운 도로나 급격한 코너링, 겨울철 눈길과 빙판길에서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새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전륜과 후륜 구동축 사이에 전자식 커플링 기구를 장착해 발진, 가속, 정속 등 차량 주행 정보를 기반으로 전륜과 후륜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하는 전자제어식을 채택했다. 선회 상황별 제어 기술도 적용했다. 차량 선회 시 구동력이 필요한 휠과 필요 없는 휠의 제동력을 제어해 빠른 속도로 선회할 때나 불안정한 노면에서 선회할 때 안전성을 높인다.
주행 모드별로 구동력을 제어하는 점도 기존 기계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차이점이다. 에코 모드에서는 연비 주행 위주로, 스포츠 모드에서는 역동적인 주행 감성 위주로 전륜과 후륜 구동력 배분을 다르게 설정해 경제적인 주행은 물론 운전의 즐거움까지 제공한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모든 라인업에 걸쳐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적용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제네시스 제품에만 탑재하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에이치트랙(HTRAC)'을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 SUV로 확대 적용했다. 기아차 역시 'K9' '스팅어' 등 고급 제품 위주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AWD' 적용 차종을 늘리는 추세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