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초과학 분야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연구로 한 층 업그레이드된다. 기후물리를 비롯해 일반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 고도의 컴퓨터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 슈퍼컴퓨터를 활용하게 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과 산하 기후물리 연구단(단장 악셀 팀머만)은 본원 데이터센터에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 구축을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알레프는 첫 번째 IBS 슈퍼컴퓨터다. 그래서 이름도 영어 첫 글자 A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글자 알레프로 정했다. 숫자로는 1, 수학에서는 무한을 뜻한다.
규모와 성능은 국내 공공기관 중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기상청에 이어 세 번째다. 데스크톱 개인용 컴퓨터(PC) 1560대와 동일한 성능을 갖는다. 연산 속도는 1.43페타플롭스(PF)에 달한다. 1PF 슈퍼컴퓨터는 1초에 1000조번 연산이 가능하다.
저장 용량은 8740테라바이트(TB)로, 영화 한 편을 4기가바이트(GB)로 가정하면 217만 편을 저장할 수 있는 수치다.
IBS는 데이터센터에서 전국에 위치한 연구단에 막대한 연산 능력과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 초고속 네트워크 인프라인 '국가과학기술연구망(KREONET)'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특히 기후변화 연구에서 큰 역할을 할 예정이다. 기후물리 연구단이 알레프와 전지구 시스템 모형인 '복합지구시스템 모델(CESM)'을 활용해 과거부터 미래까지 기후변화를 연구한다. 이 연구에는 CPU 계산 1억 시간이 필요해 고성능 슈퍼컴퓨터 활용이 필수다.
기후물리 연구단은 지구 시스템 단기 기후 예측, 장기전망, 최첨단 기후 역학 연구도 수행한다. 해수면 상승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김두철 원장은 “IBS 본원에 구축한 슈퍼컴퓨터 알레프는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데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후물리 뿐만 아니라 이론 물리나 계산과학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레프 개통식은 25일 오후 2시 대전 IBS 본원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