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TTA 인증에…CCTV 업계 옥석 가리기 가속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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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용 IP 카메라 보안 성능 품질 TTA Verified Ver.1(인증)'이 자리를 잡으면서업계 옥석 가리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28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부터 올해 2월 말까지 공공기관용 보안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52개다. 월 평균 7개 제품이 인증을 통과한 셈이다. 인증 시행 초 사전 소통 부족으로 인한 업계 반발과 인증 인력 부족 논란 등 잡음이 있었지만, 인증 제품이 축적되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업체로서는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에 CCTV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인증을 받아야 한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공공기관은 인증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보안인증 통과에 대한 업계 평가는 나뉜다. 지나치게 어렵다는 의견과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춘 우량업체에는 기회라는 반응이 엇갈린다. 실제 이를 통과한 업체는 20여개사로 국내 CCTV 업체 수를 감안하면 소수다.

국내 주요 업체인 씨프로 관계자는 “시행 초보다 제도가 보완되면서 공공기관 납품 투명성이 높아졌다”면서 “인증 기준이 까다롭지만 국내에서 제조와 연구개발(R&D)을 꾸준히 해온 기업에 호재”라고 말했다.

세연테크 관계자도 “인증이 까다롭다보니 이를 통과한 업체가 많지 않다”면서 “인증을 획득한 업체에 조달시장 기회가 늘어났다”고 평했다.

다만, 국내 업계가 갖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TTA 인증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역량이 중요하다. 국내 CCTV 업계는 대부분 영세 업체인데다 하드웨어 중심이라 어려움이 있다”면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이 아니라면 인증에 신속 대응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인증은 시장에서 불량 제품을 퇴출하고 국내 산업계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운영된다. 보안에 허점이 드러난 제품으로 해킹 피해가 발생하면서 CCTV 품질과 보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다. TTA는 인증으로 성능, 호환성, 공공안전을 종합 평가해 수준 미달 CCTV의 공공기관 납품을 사실상 막았다. 수준급 제품을 출시해왔던 국내 업체에는 공공기관 납품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순기능으로 꼽힌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