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박영선 장관 취임 이후 4차 산업혁명 대응 체제로 재정비되고 있다. 경제 혁신을 이끌 '유니콘 기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우수한 한국 기업가정신 발굴에 나섰다.
기업가정신을 미래 준비와 변화에 대응하는 시대정신으로 명명하고 관련 벤처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장관은 다음 달 3일 서울 쉐라톤팔레스호텔에서 열리는 제1회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포럼에서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한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마련한 자리다.
한국형 기업가정신은 무엇인가를 놓고 처음으로 열리는 포럼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 성장 방안과 함께 존경받는 기업가 역할에 대한 토론을 나눌 예정으로 있다.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 이병철 전 삼성 회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을 일으킨 1세대 기업가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새로운 경제 활력을 이끈 벤처기업가 이후의 새로운 기업가 모델 및 지원 방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성장 및 생존 전략으로 기업가정신의 활성화와 확산을 강조해 왔다.
막스플랑크연구소에 따르면 국민소득 2만달러까지 성장은 생산 요소 투입으로 가능하지만 그 이상 성장을 위해선 기업가정신 확산을 관건으로 보고 있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주최·주관 행사에 장관이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장관이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한 중소·벤처 기업 문화와 생태계에도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국민소득 3만달러의 문턱을 넘어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한 기업가정신의 역할과 과제를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가 혁신 벤처 기업이 모이는 플랫폼 조성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정책 철학도 함께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기업가정신의 재조명을 강조해 왔다.
박 장관이 '상생과 공존'을 중기부 운영 철학으로 제시한 이후 다양한 현장 행보에서 중소기업의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다. 정책으로 중소기업계 기대에 부응하겠지만 중소·벤처기업도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혁신과 사회적 책임의 주체로 책임을 다해 달라고 당부해 왔다.
박 장관은 “혜택이 커지는 만큼 사회적 책임도 함께 커진다”면서 “선진국에서는 항상 그런 균형 감각으로 간다”며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에 적극 지원하는 만큼 기업가정신에 근거해서 상생과 공존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도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정책 시행에 속도를 냈다.
취임과 동시에 실·국장 책임제를 시행, 실무에서 일하는 중기부 실장과 국장이 최대한 권한을 신속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일부 보고 등은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텔레그램' 등 모바일메신저 단체대화창 등을 통해 공유하도록 했다. 전통 제조업이 아닌 비메모리·수소차·바이오 같은 신산업 분야에서 창업 기업 발굴을 적극 요청하기도 했다. 벤처형 조직 신설은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당일 발 빠르게 언급했다.
박 장관은 올해 말에 열리는 아세안정상회의를 계기로 '스타트업코리아엑스포'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나 핀란드의 '슬러시' 같은 혁신 마당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할 때 해외 사례 등을 많이 언급하고 이야기해 왔지만 우리나라에도 우수한 기업가정신 사례와 문화가 많다”면서 “이를 위해 재단이 설립한 기업가정신연구소를 소개하고 한국의 바람직한 기업가정신을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기업가이자 재단 설립을 주도한 황철주 이사장이 혁신 성장 시대의 기업가정신을 강조할 예정으로 있다. 참석자는 중소벤처기업가, 기업가정신 관련 연구자와 정책입안자, 교육자 100여명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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