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해외사업 박차…신동빈 회장 글로벌 진출 '의지'

롯데그룹, 해외사업 박차…신동빈 회장 글로벌 진출 '의지'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경영 복귀 이후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침체된 내수와 각종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 6월 착공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이 3년여 만인 9일(현지 시각) 완공돼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총사업비는 31억 달러(3조6028억원)로 롯데 투자 지분이 90%에 달한다. 국내 단일 기업 투자액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엑시올사와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북미지역의 저렴한 셰일가스를 원료로 연산 100만 톤(t) 규모 에틸렌과 70만t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한다.

신 회장은 준공식 참석을 위해 5일 현지에 도착했고,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부문장(사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 등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오른 건 석방 후 처음이다.

인도네시아에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유화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납사 크래커와 하류부문 공장 등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해 2023년까지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 유화단지가 완공되면 롯데의 화학부문은 거대 시장을 선점하고 동남아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중단됐던 선양 롯데월드 공사가 2년 6개월여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롯데는 2008년부터 총 3조원을 투입해 중국 동북부 중심지인 선양의 16만㎡(약 5만평) 땅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호텔, 영화관, 놀이시설, 아파트 등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16년 완공된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몰을 합친 잠실 제2롯데월드 부지(8만7000㎡)의 약 2배 규모다.

2014년 백화점과 영화관 등만 우선 개점하고 호텔·놀이시설 등은 계속 공사 중이었다. 하지만 사드 사태가 본격화된 2016년 12월 중국 당국은 소방법·위생법 위반 등을 이유로 전체 공정의 55%가 진행된 상태에서 돌연 공사를 중단시켰다.

롯데센터 하노이 전경
롯데센터 하노이 전경

롯데는 선양시의 허가가 떨어졌지만 공사 재개 여부와 시점 등을 놓고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사드 보복 이후 롯데마트 등 중국 사업철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 대규모 투자를 재개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완공 후에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베트남에도 대형 복합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호치민시가 베트남 경제 허브로 개발하고 있는 투티엠 지구에 에코 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약 5만여㎡ 규모 부지에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및 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한다.

하노이시 떠이혹 신도시 상업지구에는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7만3000여㎡ 부지에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선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전 사업 부분의 글로벌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에서 지속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