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신남방 지역이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수출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는다. 국내 중소 SW·ICT 기업이 신남방 지역에서 수출 성과를 거두기 위해 현지 파트너 연결, 정보 지원 등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신남방 ICT·SW 시장현황 및 해외진출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ICT CEO 포럼'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 파트너십 연결 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대구에 위치한 디지엔터테인먼트는 교육용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판매한다. 3년 전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에 지사를 설립했다.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도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동남아 현지 네트워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백재성 디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제품만 준비됐다고 수출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시장과 분위기를 알아야 한다”면서 “현지서 인맥 좋은 한국인이나 사정에 밝은 사람을 연결해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수출도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현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가 어렵다. 현지 정보가 부족하고 어떤 기업이 파트너로 적합한지 찾기가 쉽지 않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는 “개별 기업이 해당 국가 파트너를 찾기 어려워 대부분 현지 에이전시 정보에 의존하는데 이 역시도 허위정보가 많다”면서 “현지 파트너를 찾기 위해 왕래하는 비용만도 적지 않다. 정부가 현지 정보를 제공하거나 파트너십 체결 가능한 파트너를 연결해주면 초기 비용도 절약해 현지 마케팅 등에 투자할 여력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식 유비온 센터장은 “그동안 수출 지원 정책은 수출만 목표로 추진했고 파트너십 지원은 거의 없었다”면서 “현지 역량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도록 지원하면 수출도 탄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협력해 공동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경식 ESE 대표는 “이제 단일 SW가 아니라 스마트교통, 스마트시티 등 플랫폼을 수출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분야별로 필요한 SW 기업 10여개가 함께 공동 수출을 추진하면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정책 추진도 중요하다. 웹케시그룹은 2013년부터 일본,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부터 일본, 캄보디아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캄보디아는 현지 IT 인력 양성 지원 기관을 설립해 현지에 600여명 핵심 인력을 배출했다. 대부분 인력이 캄보디아 주요 기업과 기관 IT담당자로 입사하면서 한국 IT에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했다.
김영채 웹캐시글로벌 대표는 “해외 시장은 단기간 투자나 지원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웹캐시그룹도 4∼5년간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 이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정부도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단기간이 아닌 적어도 3∼5년 정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NIPA도 업계 의견을 수렴해 효율적 정책을 마련,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창용 NIPA 원장은 “새롭게 떠오르는 신남방 ICT 시장에서 업계가 제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현지 네트워크 마련 등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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