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교섭대표 '바톤터치'…“교섭·판매 모두 강화”

르노삼성자동차가 사측 교섭대표를 교체한다. 기존 사측 교섭대표였던 이상봉 인사본부장(상무)을 판매부문으로 보내고, 인사·노무 전문가인 윤철수 본부장(전무)를 새로운 교섭대표로 내정했다. 이 상무가 '판매통'인 만큼 최근 부진한 판매실적을 보완하고, 윤 전무를 앞세워 교섭을 마무리 짓기 위한 전략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제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제공=르노삼성자동차)

8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사 '발레오' 출신인 윤 전무는 사측 교섭대표를 맡는 신임 인사본부장으로 내정했다. 노사 갈등으로 지장폐쇄까지 갔던 발레오에서 인사·노무를 담당했던 전문가인 만큼, 교착상태에 빠진 르노삼성차 노사 관계를 해결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교섭대표가 바뀌면서 르노삼성은 임단협 협상 기간 중 교섭대표와 교섭위원 12명을 모두 교체했다. 앞서 교섭위원을 받았던 이기인 제조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회사를 떠났고, 후임으로 이해진 전무가 교섭에 참여 중이다.

업계에서는 윤 전무가 교섭대표로 나선 만큼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 첫 상견례 이후 10개월째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사는 27차례 교섭 테이블에 마주앉았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62차례(250시간) 부분파업이 발생하면서 2806억원이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사측 교섭대표를 맡았던 이 상무는 판매부문으로 이동한다. 본래 판매 전문가였던 이 상무의 장점을 살려, 판매부진을 뛰어넘는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차는 올 들어 4월까지 내수시장에서 13.8%, 해외 시장에서 51.1% 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SM6, QM6 이후 신차가 없는 내수시장에서 노사갈등이 해결되더라도 마땅한 타개책이 없어 이 상무를 전략적으로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노사협의 이후 재도약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 상무가 본래 판매 전문가이기 때문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노사 교섭은 대표와 위원들이 의견 일치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인사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지난 7일 간사간 협의에서 향후 교섭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또 교섭대표가 교체되면서 인수인계 등에 시간이 걸려 빠른 시간 내 노사가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이달 말 두 번째 '셧다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