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휴먼마이크로바이옴에서는 국내 대표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총출동했다. 신약부터 진단, 식품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마련, 세계 진출 꿈을 품는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면역항암제 넘어 난임 치료까지”
회사가 주력하는 것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면역항암제 개발이다. 9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개발 중인 신약은 기존 면역항암제(안티-PD-(L)1)와 병용 투여했을 때 치료효과가 높은 마이크로바이옴 균주를 이용한다.
지놈앤컴퍼니 장점은 내부 직원이나 의사와 많은 토론과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이다. 대표 사례가 난임치료제 개발이다. 많은 학회를 가면서 수요를 파악했다. 불임, 난임을 연구하다보니 상당수가 면역학적 거부 반응 때문이었다. 자궁 내 세균을 바꾸면 착상률을 높이지 않을까 생각해 연구를 시작했다. 세균 변화로 착상 성공을 높이고 유산을 예방하는 후보물질을 발굴한 상태다.
◇이인규 쎌바이오텍 부장 “프로바이오틱스 활용 대장암 치료제 개발”
전체 암 환자 중에 대장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두 번째로 많다. 연령으로는 50대 후반이 전체 90%가량이며 인종, 성별 관계없이 골고루 포진한다. 특히 대장암은 전이될 가능성도 가장 높아 무서운 암이다. 치료제는 많지만 대부분 항암제 내성이 생기고 부작용도 심각하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암을 억제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유산균에 있는 'P8'이라는 물질이다. 유산균 세포 추출물로 분리해 항암제 효능을 살펴봤다. 이 물질을 주입해 대장암 세포주를 관찰해보니 형태학적으로 암세포가 줄어들거나 모양이 변했다. 전이 역시 억제했다. 특히 P8 물질을 정상조직에 사용해보니 자기 독성이 없어서 안전성도 보였다. 부작용이 없고 환자 친화적 경구 투여제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윤 일동제약 팀장 “헬스케어, 파마바이오틱스가 해답”
최근 프로바이오틱스를 넘어 포스트바이오틱스가 주목받는다. 관련 논문은 3~4년 안에 급증했는데, 올해만 하더라도 현재까지 발표된 논문이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일동제약도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이용해 임상시험을 마친 제품이 세 가지나 된다. 대표적인 것인 아토피 개선이다. 올 초 건강기능식품이 원료허가를 받았다. 모유 수유를 한 건강한 유아 분변에서 균을 모았다. 이를 사균화해 동물, 임상시험을 모두 거쳤다.
포스트바이오틱스 이후는 어떻게 될까. 프로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모두 식품에 집중돼 있다. 개발 시점부터 질환군에 초점을 맞춰 '파마바이오틱스'로 가야 한다. 많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에 초점을 맞추는데, 더 많은 질환으로 가야 한다. 파마바이오틱스를 섭취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가 있으면 신체 안정화를 이뤄 질환을 다루고, 궁극적으로 헬스케어를 도모한다.
◇김병용 천랩 연구소장 “장내 미생물 정밀플랫폼, 글로벌 표준으로 우뚝”
현재 국내외 14개 병원과 공동으로 크론병, 간질환, 비만 등 20여 종류 인체 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성을 규명하는 중이다.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이를 클라우드 기반 정밀분류 플랫폼과 함께 국내외 연구자에게 제공한다. 특히 공개된 마이크로바이옴 DB는 장내 미생물 데이터 10만건을 포함하며 현재까지 7600건 이상 국제논문에 인용됐다. 또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를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기술로 분석해 한국인 장내 미생물을 검사하는 서비스 사업도 확장한다.
천랩의 정밀분류 플랫폼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인 장속에 사는 주요 미생물 5000여개를 이미 확보했고, 이 중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45종의 신종 미생물을 확인했다. 이를 활용해 장내 미생물과 질병 연관성을 파악하고, 핵심 미생물을 조절해 질병을 치료한다. 이미 신종 장내 미생물을 분리해 만성 간질환에 대한 효능 결과를 전임상 시험으로 확보,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 “나노소포체, 진단·치료 열쇠”
1966년 처음으로 미생물이 EV(나노소포체)를 내뿜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생물이 내는 EV가 질병을 일으키는 핵심원인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회사를 설립하고 EV 정보를 기반으로 진단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세웠다.
EV를 시퀀싱해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MD 나노 바이옴'이라는 플랫폼까지 개발했다. 그동안 암 진단은 침습적 조직검사에 기반했다. 최근에는 조직 말고 혈액에 암세포에서 나오는 DNA를 검사하는 액체생검 개념이 생겼다. 이제는 소변이나 혈액에 돌아다니는 EV를 활용해 질병을 진단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현재는 폐암에 집중해 폐암 환자 소변에서 정상인과 EV를 분리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하고 있다. 둘 사이 차이를 100%에 가깝게 구별 가능하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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