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금속유기골격체(MOF)에서 분자들이 서로 달라붙는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다양한 기체를 흡착하는 기공구조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강정구 EEWS대학원 교수팀이 MOF 각 세부 기공에서 일어나는 분자 흡착 거동을 분석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분자 흡착 거동을 분석하는 일은 기체 효율 저장과 새로운 기공구조 소재 개발에 꼭 필요한 요소다. 이산화탄소(CO2)나 고용량 에너지 전달체인 메탄·수소 분자를 고용량 저장하는 기공구조 개발에 기반이 된다. 그러나 기존 기술로는 흡착 거동 파악이 불가능했다. 물질에 기체를 흡착시켜 파악하는 방법을 썼는데, 소재 내 흡착 분자 양만 파악할 수 있었고, 흡착 거동까지는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X-선 회절(XRD) 측정장비, 기체흡착 측정장비를 결합한 '실시간 기체흡착 X-선 회절 시스템'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XRD는 결정과 결정격자구조, 결정 크기 등 물질 구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은 흡착과정 실시간 관찰에 능하다. 특히 여러 개 기공이 존재하는 MOF 흡착 거동 분석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기존에는 알 수 없었던 분자의 순차적 흡착과정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MOF 내부 여러 기공에 기체가 순차적으로 흡착하는 현상을 흡착결정학으로 확인했다. 또 이를 이용해 단계별·기공별 흡착 위치와 흡착량을 알아냈다.
이 결과로 기공 지름과 입구 크기, 기체 종류가 흡착 거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정량적으로 분석했다. 분자 흡착에 어떤 MOF 구조를 쓰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방안도 제시했다.
강정구 교수는 “기공 분자의 실시간 흡착 거동을 정량 분석해 기공의 화학 성질과 구조 특성이 실제 거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혔다”며 “흡착 거동을 물질 전체가 아닌 세부 기공 수준에서 이해해 새로운 고용량 저장물질을 세밀하게 개발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