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문제점들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져 출시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과 경쟁을 준비했던 중국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출시가 안개 속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P&S타워에서 열린 제2회 전자신문 테크위크에서 '폴더블, 미래 디스플레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제혁 DSCC 이사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조만간 다시 선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이사는 근거로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최상단에 붙은 보호필름과 힌지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체인저블 윈도우'로도 불리는 이 필름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품이다. 일반 보호필름처럼 생겨 제품 리뷰 과정에서 떼어내는 일이 발생했고 디스플레이 파손으로 이어졌다. 이 필름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 커버 윈도우 역할을 하는 투명 PI(폴리이미드) 위에 올려졌다.
당초 투명 PI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려 했지만 투명 PI만으로는 화면 보호가 힘들다고 판단해 필름을 하나 더 씌운 것이다. 사후서비스(A/S)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체인저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이 필름이 문제가 되자 아예 기기 안쪽으로 탑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혁 이사는 “논란 이후 막을 폴더블폰 안쪽으로 접어 넣어서 결함을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힌지 부분에 먼지가 끼는 논란도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힌지는 기기가 접히는 부분이다. 화면이 접힐 때 압력이 골고루 퍼지게끔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갤럭시 폴드 힌지 아랫부분에 7㎜가량 공백이 생기면서 이물질이 들어가 성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제혁 이사는 “디스플레이와 힌지 사이에 새로운 막을 하나 더 넣어서 단점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며 “로욜이 선보인 폴더블 폰 플렉스파이(FlexPai)에는 이 공백에 10개 정도의 못을 박았는데 이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혁 이사는 단점을 보완한 갤럭시 폴드는 오는 7월 다시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중국 화웨이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 폴더블 폰 '메이트 X'를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폴더블 폰 시장에서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지만,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출시 시기가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 접착제 역할을 하는 OCA(광학용 투명 접착 필름)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화웨이가 디스플레이를 공급 받는 BOE에게 OCA 공급처를 미국 3M에서 다른 곳으로 바꿔줄 수 없겠느냐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3M 측에서도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화웨이 메이트X가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이후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제혁 이사는 폴더블 폰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편광판, 커버 글라스와 커버 필름, OCA, 터치 구동 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OLED 디스플레이보다 3분의 1가량 얇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고, 3년에 20만회 접었다 폈다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단단함,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폴더블 디스플레이 가격도 내리면서 3년 내에는 1000달러짜리 폴더블 폰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100만대, 내년에는 600만대 규모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