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에 3차원(D) 센싱을 위한 'TOF(Time of Flight) 모듈'을 확대 적용한다. 삼성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들도 3D 센싱 모듈 생산에 속속 착수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엠씨넥스는 13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에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7월 말 완공 목표인 이 공장은 TOF 모듈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엠씨넥스 관계자는 “TOF 제조를 준비 중으로 8~9월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엠씨넥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과 지문인식 모듈 등을 만들어 공급하는 협력사다. TOF 모듈 역시 삼성전자 납품이 예상된다.
TOF는 피사체를 향해 발사한 빛이 튕겨져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해 사물의 입체감이나 공간 정보, 움직임 등을 인식하는 3D 센싱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10 5G 모델 전면과 후면 카메라부에 TOF를 자사 최초 적용했다. 삼성은 이 부품을 통해 피사체는 또렷하면서 배경은 흐릿하게 하는 보케(Bokeh) 촬영과 증강현실(AR) 기반으로 물체 길이 등을 측정하는 기능을 스마트폰 내에 구현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TOF 모듈은 파트론이 공급했다. 파트론 역시 삼성전자에 카메라 모듈, 지문인식 모듈, 안테나 등 스마트폰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다. 엠씨넥스가 생산할 TOF 모듈의 구체적 적용 대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생산 일정을 감안하면 파트론과 함께 갤럭시S10용 TOF를 공급하거나 하반기 신모델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엠씨넥스 외에 카메라 모듈 업체인 A사도 삼성전자에 납품할 TOF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10(가칭)' 전면과 후면에 TOF를 적용할 계획인 데, 이 회사는 전면 카메라부에 들어갈 TOF를 맡고 후면 TOF는 파트론이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협력사들이 TOF 모듈을 준비하는 건 그 만큼 삼성이 TOF 모듈 구매량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사 스마트폰에 TOF 탑재를 확대하려는 계획에 따라 부품 공급사를 확충하는 것이다.
TOF 기술은 현재 사진 촬영을 돕거나 스마트폰 사용자 얼굴을 인식하는 정도에 활용이 그치고 있지만 게임, AR·VR과 같은 킬러 애플리케이션과 결합하면 그 효과가 배가돼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애플도 TOF 기술을 준비하고 있으며, LG이노텍은 TOF를 포함한 3D 센싱 모듈을 카메라에 이어 글로벌 일등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는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으로 TOF 채택에 나서면서 삼성 공급망에 있는 부품 업체들의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협력사인 삼성전기, 캠시스, 파워로직스 등도 TOF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