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경기도 용인시 공세동 후보지가 막판에 철회되자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데이터센터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경기도 지자체뿐만 아니라 경북 지역까지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최대한 빨리 공개모집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의정부시, 포항시 등이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 검토에 착수했다. 인천시도 타 지역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경기 북부에 데이터센터 등 대형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공모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경기도와 협의하고 파주 등 인접 지자체와 조율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북부는 경기도 내 균형 발전을 위해 유치 경쟁에 적극성이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 등 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포항시 역시 네이버 데이터센터에 관심을 보였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모 참여 등을 내부에서 검토하기 시작한 단계”라고 전했다. 인천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고용이나 지방세 확충, 관련 생태계 차원에서 네이버 데이터센터 동향을 살피고 있다”면서 “공모 절차가 시작된다면 산업 효과와 시민 의견을 종합 검토해서 참여 여부를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공세동 건립이 무산된 용인시 역시 지역 내 대체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전이 가열되는 것은 지자체의 대형 기업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센터 건립에만 약 54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일자리, 세금 등 주요 현안과 연결해 산업단지·기업 유치가 관건”이라면서 “네이버 정도 되는 기업 인프라를 유치하는 것은 당연히 검토 대상”이라고 열기를 전했다.
고용 효과도 기대했다. 네이버 자회사로 2010년 춘천에 설립된 인컴즈는 네이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500여명의 인원을 고용했다. 2018년 말 기준 지방세 등 168억원을 납부했고, 인건비로 920억원을 지급했다.
네이버는 공모를 서두를 계획이다. 1센터인 '각'은 물론 기존 임대 데이터센터의 수용 능력에 한계가 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안을 받더라도 부지 접근성, 환경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야 한다.
네이버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용인시 공세동 주변 반대 여론을 끝까지 설득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분기 지자체 산업단지 심사에 포함되지 못하는 등 1년 이상 사태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 당초 계획을 백지화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관련 공모는 최대한 빨리 진행할 방침”이라면서 “부지를 제안 받고 설계와 콘셉트는 국내는 물론 외국계 기업까지 참여하는 공모 형태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