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주춤했던 리지드(경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저온다결정실리콘 액정표시장치(LTPS LCD)와 디자인 차별성을 두지 못했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아 경쟁에서 밀리는 듯 했으나 OLED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다시 중국을 중심으로 리지드 OLED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리지드 OLED 시장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은 최근 가동률을 회복했다.
지난해 4분기 가동률이 50% 안팎으로 저조했으나 1분기부터 회복을 시작해 2분기에는 평균 가동률 80%를 웃돌 정도로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지드 OLED를 생산하는 A2 라인 가동률이 90% 후반대에 달할 정도로 풀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봤다.
리지드 OLED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모델에 채택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LTPS LCD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리지드 OLED 성장 발목을 잡았다.
새로운 노치 디자인이 OLED뿐만 아니라 LTPS LCD에서도 구현할 수 있어 OLED와 LCD간 디자인 차별화가 거의 없는 점도 한 몫 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리지드 OLED로 노치 디자인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로는 저렴한 LTPS LCD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는 현상이 벌어졌다.
올해 다시 리지드 OLED가 주목받는 이유는 OLED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기능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디스플레이 내장형 지문인식(Fingerprint on Display·FoD)'이다. 지문인식은 스마트폰 전면 하단에 별도 버튼으로 존재했으나 디스플레이에 내장되면서 풀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베젤을 최소화한 풀스크린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트렌드로 떠올랐고 FoD도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제조사들도 FoD를 앞다퉈 채용하고 있다.
FoD는 광학식과 초음파식으로 나뉜다. 리지드 OLED는 광학식만 구현할 수 있고 초음파식은 불가능하다. 플렉시블 OLED에서는 초음파식과 광학식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액정표시장치(LCD)는 백라이트 구조 때문에 FoD를 구현하는게 불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비전옥스, 에버디스플레이 등 리지드 OLED를 생산하는 제조사 가동률이 올 2분기 평균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LTPS LCD와 가격 격차가 줄어들었고 대화면 풀스크린 수요가 증가하면서 채택이 늘어난게 주효하다고 봤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는 샤오미 미9 시리즈와 삼성전자 A90용 리지드 OLED 공급이 시작되면서 출하가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리지드 OLED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약 1000만장 증가한 6100만장을 기록했다고 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리지드 OLED 시장에서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