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용 렌즈 업체 코렌이 베트남에 신공장을 건설한다. 듀얼, 트리플, TOF 등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수 증가에 따른 렌즈 수요 대응을 위해서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최대 스마트폰 공장이 있는 곳이다. 삼성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협력사도 베트남에 뭉쳐있다.
코렌은 카메라 렌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 공장 건설에 총 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올해 신규시설에 150억원 투자를 진행하고, 향후 수요에 따라 추가로 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공장은 베트남 북부 하노이 꽝민(Quang Minh) 공단 1만㎡ 부지에 들어선다. 7월 말 완공해 8월 가동할 예정이다.
신공장은 월 최대 1200만개의 렌즈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코렌의 현재 생산능력은 월 1300만개다. 베트남 공장에 설비가 100% 채워지면 회사는 매달 2500만개 렌즈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국내 카메라 렌즈 업계 톱 수준이다. 국내 상위권에 꼽히는 렌즈 회사의 생산능력은 현재 2500만~3000만개 안팎으로 알려졌다.
코렌이 베트남 투자를 단행한 건 늘어나는 카메라 렌즈 수요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는 탑재 개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스마트폰 전면과 후면에 각각 1개씩 들어가던 카메라가 지난해 듀얼(2개)로 늘어나더니 올해는 트리플(3개)로 증가했다. 여기에 거리 측정을 통해 피사체를 3차원(D)으로 인식하고 보케(Bokeh) 촬영을 지원하는 TOF(Time Of Flight) 모듈까지 더해져 렌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통상 스마트폰 카메라 1대에는 렌즈 6개가 탑재된다. 듀얼 카메라에는 렌즈가 12매, 트리플 카메라의 경우 18매가 들어간다. 카메라가 1개씩 늘어날 때마다 렌즈 수는 갑절로 증가하는 구조다. 카메라의 멀티화가 진행될수록 렌즈 수요가 크게 는다.
특히 베트남을 택한 건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고려됐다. 코렌 렌즈는 삼성 스마트폰에 적용되고 있다. 코렌에서 렌즈가 만들어지면 파트론이나 엠씨넥스 등이 이를 가져다가 카메라 모듈을 만들고, 삼성전자가 모듈을 스마트폰에 최종 탑재하는 단계를 거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 중이다. 이에 베트남을 중심으로 카메라 부품 서플라이체인이 형성돼 있는데, 그동안 필리핀에서 렌즈를 생산해온 코렌은 협력 강화와 시너지 도모를 위해 베트남 투자를 결정했다.
코렌은 베트남 공장에서 TOF 모듈용 렌즈를 우선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TOF는 삼성이 올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10 5G 모델서부터 들어간 신규 부품이다. 삼성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노트10(가칭)' 등 TOF 적용 대상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 TOF 렌즈 선도 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코렌이 TOF 렌즈 공급량을 확대할 지 주목된다.
코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에 TOF 렌즈 적용을 확대하려는 계획에 따라 베트남에서 렌즈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