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은 우리나라 철도의 생일이다. 지금으로부터 125년 전 우리나라 최초 철도국이 탄생했다. 오랜 기간 주요 기간 교통수단 역할을 한 철도 역사를 되돌아 보고, 의의를 되새기는 날이다.
철도는 그동안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철도는 좁은 의미에서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 침목 위에 높은 궤도(레일)을 뜻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철도를 달리는 차량과 시설 모두를 포함한다. 125년이란 시간동안 겉모습부터 운행 원리, 기술, 성능 등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겪었다.
가장 큰 변화는 차량에 있다. 동력으로 객차나 화차를 이동시키는 철도 차량을 기관차라고 하는데, 처음 등장한 기관차는 증기기관차였다. 물을 끓여 생성한 증기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한국 전쟁 당시에는 증기기관차보다 빠른 디젤 기관차가 처음으로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1951년 UN군이 디젤기관차를 처음 운행했고, 1972년부터는 전기를 이용한 기관차가 운영되고 있다.
주요 발전지표인 속도도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첫 등장한 증기기관차는 시속 9㎞로 달릴 수 있었지만, 현재 철도는 30배 이상 빠르다. 프랑스 기술을 받아들여 2004년 등장한 KTX는 1시간에 300㎞ 거리를 주파한다. 머지않아 실전투입 될 자력 개발 '해무'는 속도가 시속 400㎞를 넘는다.
철도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가 기존에 알던 철도의 틀을 벗어나는 시도도 곧 구체화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중심축 역할을 하는데, 초고속 교통시스템 '하이퍼튜브(HTX)'가 대표적인 사례다.
HTX는 공기를 뺀 원통형 기밀튜브 안을 달리는 자기부상 고속 운송 시스템이다. 튜브 내 공기가 없어 운송체가 공기저항을 받지 않고 달린다. 튜브와 닿지 않아 마찰저항도 없다. 이 덕분에 1200㎞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가 비슷한 개념의 '하이퍼루프' 개념을 2013년 공개했는데, 철도연은 이에 앞선 2009년부터 이미 HTX 핵심기술 연구를 하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핵심 설비인 아진공 기밀 튜브를, 최근에는 자기부상 핵심 요소인 초전도 전자석 시작품을 만들어 시운전에도 성공했다.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려면 냉동기가 필수였는데, 철도연이 개발한 전자석 시제품은 냉동기 없이도 오랜 시간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트램'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트램은 자동차가 달리는 일반 도로 위에 레일을 깔아 이 위를 전기동력으로 달리게 하는 노면전차다.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흔한 교통수단이다. 우리나라에도 같은 개념의 전차가 있었지만 1968년 폐지됐고, 이제야 다시 전국 지자체가 도입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렇다고 트램 관련 우리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철도연은 고압가선이나 전신주 없이 탑재 배터리로 45㎞ 이상 거리를 운행하는 무가선트램을 개발했다. 기존 트램은 고압선을 가설해 전력을 공급했다.
철도연이 현재 개발 중인 친환경 수소철도차량도 주목 받는다. 수소철도차량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는 철도시스템이다. 1번 충전으로 600㎞가 넘는 거리를 시속 110㎞ 속도로 달린다.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성이다. 운행과정에서 물만 배출한다. 아직 전철화 되지 않은 구간에서 디젤 철도차량을 점진 대체하고 심각한 탄소·미세먼지 발생을 막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