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옥 다비치 농산 대표는 2년 전 귀농·귀촌을 선택했다. 잘 나가던 공인중개 사업을 접고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개발한 황실대추를 유통·가공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개발이 완료된 황실 대추나무는 주위 농가에 보급이 이뤄진 상태였고, 이미 황실 대추 과실이 생산되고 있었다. 귀농을 시작한 다른 사람보다 상황이 좋았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하지만 귀농도, 창업도, 가공 기술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고 판로개척에서 전전긍긍했다.
다비치 농산은 충북 농업기술원에서 기술이전을 받고 이를 통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연결되면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판로개척에 대한 교육 일정이 잡히면 장소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녔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박람회나 연관된 행사에 초청될 때면 어디든 쫓아다녔다. 수차례 교육을 참석한 다비치농산은 참여 횟수가 늘어날수록 바이어와 만나는 기회도 늘어났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뽑힌 다른 창업기업 대표와 만나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늘어났다. 제품과 연관된 아이디어를 나누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력안을 만들기도 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쌓아놓은 연계망 덕분이다. 다비치농산은 무역협회 회원으로 가입했고 중소기업청 소개로 KOTRA에서 멘토의 지도를 받고 있다. '수출 첫걸음'에 선정돼 샘플 수출까지 이뤄졌다.
황실 대추로 여러 가공물을 만드는 다비치 농산은 GAP인증 받은 시설하우스재배 생산물로 가공 제품을 제작한다. 황실 대추 한 가지 종자로만 전량을 생산하기 때문에 오염된 대추가 섞일 일이 없다.
다비치 농산의 다른 이름은 '스마트팜 혁신기지'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원격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에 적용했다. 온도와 습도 센서로 자동급수하는 하우스, 자동 개폐와 자동 환기 시스템을 구현했다. 모든 상황은 CCTV로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다비치 농산은 공동출하 개념으로 대추 농가와 협업해 대추가공물을 만든다. 현재 황실 대추를 재배하는 농가가 약 45곳 정도로, 서로 상생하는 과정이 이뤄지며 다비치 농산은 6차 산업인 유통가공업체 인증을 받았다.
다비치 농산 제품은 식품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황실 대추란 브랜드를 단 열매는 비닐하우스에서 100% 관수시설로 키운다. 빗속이나 바람을 통해 미세먼지나 중금속이 섞일 염려가 없다. 풍수 재해로 인한 낙과의 위험성도 줄이고 오래 보존시키기 위한 과농약도 치지 않는다. 소규모지만 HACCP 공장을 갖췄으며, 제품 수확부터 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췄다.
대추는 유통기한이 길지 않다. 그 때문에 대추로 만든 가공식품은 한번 건조를 한 후 제조를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비치 농산은 황실 대추의 생과실 상태에서 세척 후 바로 씨를 뽑아 가공한다. 요즘 소비자에게 가장 반응이 좋다는 통바삭대추는 김 대표의 아이디어로 개발됐다. 대추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과잉 생산물과 정품으로 가지 못하는 비상품 대추인데, 이 것을 '칩'으로 가공했다.
다비치농산은 최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연구개발성과지원사업을 통해 대추와 백년근 산삼 배양근을 추출한 혼합 음료 '웨이비 미타임 산삼대추즙'을 출시했다. 중소기업부 산학연연구개발사업에 선정돼 황실 대추의 씨를 이용한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귀농·귀촌을 원하는 이들에게 체험할 수 있는 터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라며 “1차 생산지인 농장부터 가공 시스템까지 체계적으로 원스톱 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다비치농산을 구성했다”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