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비즈온이 웹케시가 영위해온 기업금융 서비스를 시작한다. 세무·회계에 이어 금융 서비스까지 두 회사 간 사업영역이 겹치면서 국산 소프트웨어(SW) 빅2 기업 간 '빅매치'가 예고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은 JB금융지주와 손잡고 기업업무용 SW 통합플랫폼 '위하고(WEHAGO)'에서 각종 대금 지급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펌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존비즈온이 기업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웹케시와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웹케시는 국내에서 기업뱅킹 서비스를 선도했다. 대기업·공공기관 전용 통합자금관리솔루션 '인하우스뱅크'는 432개 고객과 5869개 브랜치를 확보했다. 중소기업용 경리업무 솔루션 '경리나라'는 1만6315개 고객을 확보하는 등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양사 경쟁은 지난달 웹케시가 세무사 지원 플랫폼 서비스 '위멤버스클럽'을 출시하며 예고됐다. 양사 세무·회계 서비스는 기존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세무·회계 업무를 디지털화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웹케시는 위멤버스클럽으로 △세무 업무 지원 '플랫폼 엔진'과 △7개 앱 서비스 제공 '플랫폼' △세무법인 특화 업무처리와 채팅 '플로우' △세무사와 수임처 고객 배움터 '아카데미' △경리 전용 솔루션 '경리나라' △수임 고객사용 모바일 장부 '세모장부' 등 웹케시 핵심 서비스를 연계했다.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더존비즈온과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더존비즈온은 '위하고 T'로 웹케시보다 한 달 일찍 회계·세무 시장에 진출,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출시 한 달 만에 1400개 이상 세무법인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위하고 T는 세무사 고유 업무인 기장·세무신고는 물론 소통과 협업, 컨설팅, 문서업무, 수임관리, 고객지원 서비스 등 세무·회계사무소 모든 업무를 지원한다. 신기술을 활용해 세무사와 상생을 도모한다.
더존비즈온이 새롭게 진출한 기업금융 시장에서는 웹케시가 현재 절대 우위에 있다. 오랫동안 서비스를 해온 데다 시장 지위를 위협할 경쟁자가 없다. 웹케시가 위하고에 대응해 기존 기업금융 고객을 수성하고 신규고객을 확보할지가 향후 경쟁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존비즈온은 별도 서비스가 아닌 위하고 플랫폼에서 금융 서비스를 지원한다. 위하고에 가상계좌·전자지갑 등 서비스를 탑재, 대금 수납은 물론 입·출금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기업 등 위하고 이용 고객은 거래은행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주요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더존비즈온은 JB금융지주뿐 아니라 한화손해보험, IBK기업은행 등 금융사와 협업을 확대한다.
더존비즈온은 코스피 시장, 웹케시는 코스닥 시장에서 SW기업 대장주로 분류된다. 최근 서로 주력사업에 진출하면서 국산 SW 입지가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시장에서 누가 우위에 설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전사자원관리(ERP)와 금융 솔루션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해온 양사 관계 변화 여부도 주목한다.
SW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ERP 시장에서 협력해온 더존비즈온과 웹케시 간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며 “강화된 플랫폼 비즈니스와 두 기업 간 선의의 경쟁으로 국내 SW시장 규모가 커지고 외산 SW기업 대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