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야는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각종 의료 분야의 프로젝트가 쏟아지는 가운데, 강남나누리병원 이광열 병원장이 의료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헬스체이너스’에 의료 전문가로 합류했다. 무엇이 이광열 병원장을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했는지, 의료 데이터 산업의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블록체인으로 변모할 미래 양상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이광열 병원장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의료 데이터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이유는.
블록체인은 신뢰를 보증하는 기술이다. 현재 병원에서 종종 발생하는 데이터 관리 문제로 의료인과 환자 간 신뢰가 무너져 있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해결책으로 보았다. 앞으로 병원의 영역은 환자 진료를 넘어서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플랫폼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환자는 병원에 진료 영역을 넘어서는 신뢰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병원의 핵심 과제라고 본다. 이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대한민국의 양질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그 결과 국민 누구나 뛰어난 의료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수많은 의료 블록체인이 나오고 있는데, 의료 전문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최근 실시되고 있는 상당 수의 프로젝트들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과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데이터 수집과 거래를 중점적으로 거론하고 하는데 이것은 상당히 위험한 논의이다.
특히 의료 기록은 개인 정보와 질환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인증되지 않은 기관이 의료데이터를 임의로 수집 했을 때 위·변조의 문제 이외에도 개인의 가장 민감한 정보를 둘러싼 복잡한 과제들에 당면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프로젝트들이 건강 관리를 명목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거래를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위험요소가 많다.
의료 분야의 블록체인 사업들이 본질로 돌아가 블록체인 기술이 왜 의료분야에 필요한지 재고한다면, 다양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헬스체이너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헬스체이너스는 다른 프로젝트들과 다르게 건강 관리와 질병 관리를 분리하여 철저히 의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실시되는 프로젝트라고 판단했다. 특히 내가 걱정했던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이나 거래보다는 환자의 시점에서 꼭 필요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나 이외에도 많은 의사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도 ‘병원과 환자간 신뢰 회복’이라는 헬스체이너스의 취지에 공감하는 많은 병원과 의료인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헬스체이너스의 향후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제 의료 데이터는 유출과 같은 위험 요소로 인해 병원이나 의료인 또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다. 헬스체이너스는 블록체인이 의료 현장에 미칠 영향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기술 도입 시 파트너사들이 마주할 실질적인 어려움을 함께 신중히 검토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의료 서비스가 병원의 주도적인 관리·감독 하에 철저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제공된다는 점을 보장하고, 환자가 희망하는 경우에 데이터를 분석·관리하여 개인에 최적화된 건강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통제 하에 헬스체이너스를 이용한 다양한 R&D 과제가 의료 데이터 활용에 있어 기존의 애로사항을 극복하고 진행된다면, 의료 산업 전반에 긍정적이고 실제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추후 블록체인과 관련된 나누리병원의 사업 방향은.
나누리병원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두바이를 비롯한 세계에 한국의 선진 의료를 전파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원과 환자가 국적을 벗어나 상호 신뢰가능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 관광을 오는 해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엠티체이너스(MT-ChainUs)’와 같은 플랫폼이 중요하다. 우선 의료 관광 산업의 핵심인 전문병원이 외국인 환자를 위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주도한다면,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의 범위가 국적과 지역을 넘어 확대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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