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일본 조치, 영향 제한적"..장기화는 대비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라 국내 기업이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라 국내 기업이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일본이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따른 통제 대상은 세균·미생물 증식과 배양에 쓰는 발효조와 바이러스 등을 걸러내는 여과기, 병원균, 독소 등이다. 발효조, 여과기 등 일본산 점유율이 높은 제품은 독일, 미국 등 제품으로 대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할 수 없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아 이번 조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바이오협회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도 일본산 제품 공급 차질에 대비해 물품을 비축하거나 대체품을 모색하는 등 채비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같은 불순물을 걸러주는 바이러스 필터 중 일부를 일본에서 공급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1년 치 물량을 확보해 문제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향후 고객사에 (일본산이 아닌) 다른 바이러스 필터로 부품을 바꾸자고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 입장에서는 제품을 제시간에 공급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동일한 품질만 확인된다면 변경을 요청해도 무리 없을 것”이라면서 “또한 재고 확보로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주문 등을) 미리 준비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제1공장
셀트리온 제1공장

셀트리온 역시 일본 조치에 대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미 일본산 바이러스 필터의 1년치 재고를 확보했으며 대체 방안도 마련해 완전한 교체를 진행 중”이라면서 “다른 일본산 원부자재도 교체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물량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는 일본에 4억5686만 달러 규모 의약품을 수출했다. 국가별 의약품 수출현황 규모로 보면 3위다. 일본에서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5억7003만 달러로 5위다.

의료계 역시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는 분위기다. 병원에서 사용되는 일본 의료기기, 약품 등은 보유량이 상당 기간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고 대체품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 진료에 사용되는 의료기기나 약제 등은 구비가 된 상태여서 크게 우려스러운 부분은 없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제품은 대체품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