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와 스타트업이 더 큰 성공을 위해 손잡았다.
K-ICT창업멘토링센터(센터장 최병희)는 5∼6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위례 밀리토피아 호텔에서 '2019 하반기 13기 전담 멘티 출범식'을 개최했다.
멘토링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공동 주최·주관하는 '케이글로벌(K-Global) 창업멘토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멘토링 사업은 성공한 중소·중견벤처 최고경영자(CEO)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13기에는 총 120개 스타트업이 멘티기업으로 참여했다. 이 중 초기창업기업은 66개사, 성장기업은 54개사가 참여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용홍택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사업정책관,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멘토와 멘티기업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용홍택 정보통신사업정책관은 “멘토라는 단어는 트로이 전쟁 때 오디세우스 왕이 자신의 어린 아들을 친구에게 맡겨 훌륭하게 성장시킨 것에서 유래했다”면서 “멘토가 때로는 스승으로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아버지로 그 역할을 다했던 것처럼 지원 받은 멘티기업이 훌륭한 기업가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황철주 이사장은 “스타트업은 이미 성공 가능성을 품고 있는 기업인데, 멘토링을 받는 이유는 좀 더 빨리, 좀 더 크게 성공하기 위함”이라면서 “멘토들은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멘티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스타트업의 더 큰 성공을 위해 멘토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이뤄졌다.
창업초기기업 생존률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성장단계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판로개척, 투자유치, 양산 및 시장 확장 등 사업 고도화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났다.
멘토링 지원을 받은 기업도 다시 찾고 있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천영석 트위니 대표는 2년 전 10명 남짓 규모였을 때 멘토링 프로그램 지원을 받았다.
천 대표는 회사가 커질수록 창업자에게 요구되는 경영능력이 다르다고 느꼈다. 자율주행 카트 사업화를 앞둔 상황에서 인력관리, 마케팅, 투자유치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 멘토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천 대표는 “KAIST, 도쿄공대, 조지아텍 등 출신의 우수한 기술인재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기술력이 좋다고 무조건 성공하지 않는다”면서 “회사가 커졌을 때와 작은 스타트업일 때 경영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기반 웹툰 플랫폼 네오코믹스을 창업한 권택준 대표는 과거 외식업부터 서비스업까지 여러 번 창업을 시도한 경험자임에도 불구하고 멘토링 필요성을 누구보다 강하게 느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처음 회사를 운영할 때는 자금이나 기술적 부분에서 힘들다고 느끼지만, 시간이 가면 인간적으로 힘든 상황을 더 많이 만난다”면서 “CEO이기 때문에 주변 대표나 직원들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말 못할 사정이나 고민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멘토링센터 프로그램은 자금이나 공간을 지원해주지 않는다. 멘토 1명당 기업 4개사를 매칭해 6개월간 기술·경영 자문을 집중 지원한다. 일대일 멘토링 이외에도 협업멘토링, 그룹별 전담기수 네트워킹과 멘토링이 다양하게 이뤄진다.
멘티로 참여한 기업들은 이러한 조언과 상담 과정이 가장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멘토링 효과는 다른 창업기업에 입소문으로 전파, 공유됐다.
권 대표는 “사업이 잘 되려면 혼자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나 역시 다른 창업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