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게임산업 성장세가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유럽 타 국가가 연평균 6% 성장세를 웃도는 9%대 성장을 이어간다. 시장 매출규모는 23위 수준이지만 부분유료화를 제외한 게임 수출액은 독일과 북미보다 많은 세계 5위에 올라있다. 국가가 앞장서 게임산업을 진흥한 덕분이다.
아르카디우스 타르노프스키 폴란드 무역·투자대표부 대표는 “폴란드 정부는 유망한 미래산업을 '혁신산업'으로 분류한다”며 “여기에 게임산업이 포함돼 세계시장에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게임 개발 강국이다. 1986년 '판도라의 상자' 개발을 시작으로 꽃을 피운 게임산업은 2003년 테크랜드가 개발한 '크롬'으로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콜 오브 후아레즈' '페인킬러' '쉐도우 워리어 프랜차이즈' '디스 워 오브 마인' 등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명작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이같은 배경에는 산업진흥 국가정책이 있다. 문화국가유산국과 산업개발청이 과제를 지원하는 GameINN프로그램과 자국 게임이 국제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RP게임 계획을 가동한다.
GameINN 프로그램은 게임사가 수행할 연구 과제를 정부에 제시하고 이중 승인된 것에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가 과제를 정하고 게임사가 참여하는 국내 연구과제와 다르다. GameINN 프로그램을 통해 500개이상 과제가 수행됐다. 2016년 한 해에만 324억원이 지원됐다. ARP게임은 중소게임사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멘토링 그룹형식으로 운영된다.
폴란드는 문화 가치를 제고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게임사에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또 폴란드 회사와 합작회사를 내거나 폴란드 지사를 내고 폴란드 문화와 역사를 다루는 게임을 개발하는 외국회사에도 세금혜택을 제공한다. 게임을 문화 측면에서 장려한다. 2011년 당시 폴란드 도날드 투스크 전 총리가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외교 관례 선물로 '위쳐2'를 선물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며 게임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잘 교육받고 훈련받은 고학력 프로그래머가 계속 배출된다는 것도 폴란드 게임산업 강점이다. 덕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코드로 지정한 후에도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은 부정적이지 않다.
아르카디우스 대표는 “우려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정부가 공식 견해를 밝히거나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우는 없다”며 “개발사도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을 적극 어필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e스포츠 열기도 상당하다.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인텔익스트림마스터즈는 국제 e스포츠 대회로 발돋움했다. 포즈난에서 개최되는 게임아레나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유럽답게 '피파' 시리즈가 가장 인기가 좋다.
PC 패키지 게임 강국이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6년 20% 수준이었던 점유율은 2019년 29%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PC와 콘솔 점유율은 51%에서 49%로 줄어들었다.
폴란드는 한국과 교류에 많은 관심이 있다. 작년 지스타에는 15개 게임사가 참가했다. 참가국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다. 게임뿐 아니라 인공지능(AI), 핀테크, 사물인터넷(IOT)도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 중 3분의 1은 ICT 회사다.
아르카디우스 대표는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정부에 홍보하고 한국시장에 진출하는데 특별한 계획을 세우기 좋은 해”라며 “핀테크 행사 등 폴란드가 잘하는 걸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