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의 가장 큰 역할은 사회적 실패 비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가 공유주방을 앞세워 사회적 가치 실현에 나선다.
영세 자영업자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사회 보장 제도만으로는 이들을 구제하기 역부족이다. 김 대표는 사회 안전망 빈틈을 정부 대신 메워줄 목표다.
그는 “전 재산을 걸고 가게 문을 열었다가 실패하면 자영업자 삶이 송두리째 무너진다”며 “창업을 꿈꾸는 시니어, 청년에게 안정적인 직장,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먼슬리키친에 입점하면 한 사람당 순이익 350만~400만원을 가져가도록 할 목표다.
이 같은 비전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돈가스 전문 '호랑이돈까스'는 입점 3개월 만에 월 순이익 670만원을 기록했다. 청년 창업자 두 사람이 가게 주인이다. 먼슬리키친이 자체 개발한 멘토링, 코칭 프로그램을 받고 빠르게 성장 기회를 잡았다.
먼슬리키친은 유명 셰프와 외식사업 전문가로 구성된 입주자 육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배달 브랜드·메뉴 선정에서 홍보, 고객 응대, 음식 맛, 위생 관리까지 지원한다. “회사 내 멘토링, 코칭 조직 역량을 지속 키워나겠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먼슬리키친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요리를 못해도 입주 가능하다. 국내 최대 규모 한솔요리학원과 손잡았다. 교육 이수 후 가게를 꾸릴 수 있다.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은 벌써 입소문을 타고 있다. 먼슬리키친 1, 2호점 모두 두 달 만에 빈 공간 없이 가득 채워졌다.
한국 음식을 알리는 전도사도 양성한다.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베트남을 첫 거점으로 낙점했다. 그는 “공유주방만큼 K푸드를 쉽게 홍보할 모델이 없다”며 “베트남 지점 입주사는 저절로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한류 전도사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업 영역 확대를 준비 중이다. 가정간편식(HRM) 시장에 도전한다. 공유주방 음식을 온라인으로 주문, 배달받아 먹도록 할 구상이다. 창의적 푸드 메이커를 먼슬리키친으로 모으는 데도 집중한다.
공유주방을 부동산사업으로 여기는 일부 업체에 대해선 쓴소리를 가했다. 공유주방이 입주자 수익 증대에 대한 고민에 소홀해지는 순간 기존 프랜차이즈와 같게 된다고 지적했다.
먼슬리키친은 지난해 4월 개소했다. 배달과 홀이 결합한 혼합형 공유주방이다. 1년 반 넘게 사업성 테스트를 거쳤다. 두 달여 전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 역삼동과 논현동에 두 개 지점을 세웠다. 입점사 10곳을 유치했다. 연내 두 개 지점을 추가로 낼 예정이다.
김 대표는 경영, 온라인 분야 전문가다. 옥션에서 사회생활을 첫발을 내디뎠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를 거쳐 아이리버, 효림그룹 대표를 지냈다. 9년 전 창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공유주방 업체 수는 20여곳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15곳이 몰려있다.
그는 “공유주방이 작게는 국내 외식시장 문화를 바꾸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 안전망 강화에 기여하는 사업 모델로 인정받길 원한다”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