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축 도면을 비롯해 수요가 많은 건축 데이터를 공개, '프롭테크'를 활성화한다. 건축통합 포털을 구축, 245개 지방자치단체 서버로 분산된 건축 정보를 하나의 창구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개방 공간이 있는 창의적 건축물은 건폐율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 특례를 부여한다.
국토교통부는 22일 국무총리 주재의 제88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건축 행정서비스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건축 행정 절차를 선진화하고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한편 건축 정보 인프라를 혁신한다. 건축 도면 등 정보 개방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프롭테크 분야의 창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프롭테크는 부동산업과 기술을 결합해 창출되는 새로운 서비스·산업을 일컫는다.
그동안 건축허가시스템(세움터)에 구축된 건축 도면 정보는 저작권 문제로 건축주 승인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공개됐다. 앞으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 이용 건축물은 도면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보안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비공개한다.
국토부는 공개 방식과 수준을 마련, 범위를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도면 정보는 수요가 가장 많은 정보 가운데 하나다. 최근 도면 정보를 활용해 재건축 사업성을 검토한 스타트업도 나왔다.
지자체별로 관리하는 세움터는 2022년까지 344억원을 투입, 클라우드 기반 통합 시스템으로 개선한다. 데이터 수집에만 10~15일이 걸렸지만 통합 시스템으로 전환되면 산업계가 원하는 통계 정보를 사흘 이내로 정리해 제공할 수 있다.
건축허가·유지관리·에너지관리·건축규정확인 시스템으로 나뉘어 있는 건축정보 서비스를 하나의 창구로 통합한다. 건축통합포털(가칭)을 구축한다. 통합 구축된 정보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고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유지관리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3000억원을 투입해 빌딩정보모델링(BIM)·로봇어시스턴스 등 스마트건축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2021~2027년 연구개발(R&D)을 목표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실시할 예정이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건축 정보의 모바일 검색 서비스도 제공한다. 휴대폰으로 건축물을 촬영하면 옥상정원 위치 정보, 준공연도 등 건축물의 주요 정보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서울 마포구에서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민간은 이 정보와 다른 분야 정보를 융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창의적 건축물 조성을 위해 규제를 혁신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건축성능 인정제도'를 도입한다. 신기술에 평가 기준이 없는 경우 전문위원회를 통해 성능을 평가하고, 성능이 있다고 판단되면 신기술·신제품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신기술·신제품을 개발한 경우에도 관련 기술기준에 반영 또는 KS 제정 이후 채택할 수 있어 기술 인정까지 1~2년 이상 걸렸던 문제가 있었다. 국토부는 성능인정제도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등 에너지 분야에서 우선 실시할 계획이다. 방화재료 등 안전 분야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창의적 건축물이 많이 조성될 수 있도록 건폐율 산정에는 특례를 부여한다. 지상층을 민간에 개방하거나 외관이 특수한 건축물은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방 공간을 건폐율 산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한다.
창의적 건축물을 계획하는 경우 일조권, 높이 등의 특례가 부여되는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민간에서 제안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현재는 지자체만 지정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민간이 제안하면 허가권자가 45일 이내에 심의 개최여부를 회신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전통적인 건축 행정서비스 제공 방식을 바꾸고, 미래 건축 기반을 마련할 시기”라면서 “건축 행정서비스를 개선하고, 정보기술(IT)과 융합 기술을 통해 새로운 건축 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