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웨어의 일부인 협업툴 시장은 5년 전만 하더라도 시장성에 의문을 품는 투자자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떠오르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 시장으로 분류돼 세계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전 세계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이 모여서 함께 일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다양한 협업툴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임직원들의 전체 동의를 얻은 후 업무를 진행하는 기존의 전통 방식보다 신속한 의사결정 과정을 지향한다. 이미 협업툴이 활성화됐고, 노트앱 형태의 서비스부터 자리 잡게 됐다.
실리콘밸리에서 2012년 최초로 출시된 협업툴 큅(Quip)은 노트앱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6년 세일즈포스가 8000억원에 인수한 후 하나의 페이지 안에서 파일 및 일정 공유와 함께 프로젝트 관리 및 업무 온라인 토의를 진행할 수 있는 형태로 업그레이드됐고, 세일즈포스의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와 강력하게 연동된다는 장점이 있다. 노션(Notion)은 실리콘밸리에서 2016년에 론칭한 서비스이다. 원페이지 안에서 가벼운 CRM 관리, 일정 및 프로젝트 관리, 노트 정리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콜라비, 라인웍스, 아지트 등 한국의 협업툴 플랫폼도 2016년을 기점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콜라비는 '이슈'라는 업무 문서 안에서 실시간 동시 편집은 물론 할 일과 일정·파일 및 의사 결정을 빠르게 공유하고 담당자를 지정할 수 있고, 댓글 영역에서 업무 관련 피드백을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 콜라비팀은 최근 미국법인을 설립, 발전과 변화를 계속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라인웍스는 직원의 개인 정보 보호와 조직 관리를 위해 만든 기업용 메신저를 표방하며, 별도의 구축·운영·유지보수 비용 없이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는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시장에 자리 잡았다. 카카오 사내 메신저로 출발한 아지트의 경우 프랜차이즈, 정보기술(IT), 콘텐츠, 금융 등 약 2만개 기업 및 단체에서 활용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업무 목적에 따라 게시판 역할을 하는 '그룹' 메뉴로 멤버들과 소통할 수 있다. 아이디로 알림을 보내는 '멘션' 기능부터 '일정' '노트' '대화' 등 메뉴로 업무 편의성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2017년 이후 또 다른 스타트업들이 각자의 틈새시장을 정의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토스랩의 '잔디'는 스타트업이 사용하는 협업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내 스타트업에 잔디를 1년 동안 무상으로 지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잔디를 개발한 토스랩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는 국내 근로 문화를 바꾸기 위해 실리콘밸리에서 협업툴로 성공한 '슬랙'(Slack)을 참조했다. 사용자 피드백을 축적한 잔디는 주제·팀별 대화방 기능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버를 기반으로 하는 대용량의 가상 저장 공간을 지원하는 등 편의성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15만개 조직(팀)에서 사용하고 있다.
마드라스체크의 협업툴인 '플로우'는 기업의 자료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파일 다운로드 모니터링 기능은 물론 사용자별로 장치 접속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서 계정 도용 및 스마트폰 분실 시에도 정보 유출을 파악하고 원격지에서 연결을 끊을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통이나 제조 대기업을 겨냥한 서비스도 있다. GRAP은 본사와 매장 간 긴밀한 소통과 협업이 중요한 유통업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본사와 매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각 매장에서 다양한 뉴스들이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유통업의 특성에 맞게 뉴스피드 기능이 제공된다. 해시태그나 언급(@) 기능 등을 활용하면 특정 업무별 뉴스만 따로 모아서 검색·확인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제조업을 위한 공장 리스크 관리 등이 포함된 기능을 업데이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페이퍼리도 또 다른 틈새시장을 정의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PDF 콜라보레이션 크로스 플랫폼 툴'을 새롭게 정의, 기존 협업툴 플레이어의 애드온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