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모빌리티 국내 진출 첫 신호탄… 싱가포르 '빔' 선봉

왼쪽부터 지헌영 빔모빌리티코리아 한국 지사장, 크리스토퍼 힐튼 빔 대외협력 부사장
왼쪽부터 지헌영 빔모빌리티코리아 한국 지사장, 크리스토퍼 힐튼 빔 대외협력 부사장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에 외국계 기업 진출이 본격화됐다.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미국계 라임, 영국계 윈드를 제치고 싱가포르 기반 글로벌 기업 '빔'이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20일 빔 한국법인 빔모빌리티코리아는 서울 위워크 종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정식 서비스 출시를 선언했다. 약 1000대 규모로 출발한다. 국내 법인 직원 숫자는 30명 정도다. 전기스쿠터 관리 및 충전을 맡을 운영요원을 모집 중이다. 버드가 미국에서 도입했던 '차저(Charger)' 개념의 프리랜서 방식도 병행할 계획이다.

빔은 아시아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여온 공유 킥보드 업체다. 싱가포르, 호주,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대만 등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한국 시장에도 진출해 서울 강남구 및 송파구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다. 한국은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이용자 이해도가 높고 정부 성향이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이 고려됐다는 것이 빔의 설명이다.

크리스토퍼 힐튼 빔 대외협력 부사장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 산업에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특히 아시아 국가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에서 업계를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공유 전동 킥보드 시장은 크고 작은 15개 이상 업체가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빔은 경쟁 업체와 차별점 중 하나로 전동킥보드 공급 유연성을 들었다. 지헌영 빔모빌리티코리아 한국 지사장은 “빔이 진출한 지역 중 한국과 호주는 계절이 서로 반대다. 이용률이 낮은 겨울에는 전기스쿠터를 여름인 지역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헌영 지사장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국내 공유킥보드 업체는 분실 및 배터리 충전을 위해 심야시간엔 수거하지만 빔은 24시간 내내 운영된다. 24시간 운영은 빔 서비스 지역 중에서도 한국이 유일하다. 특히 서울은 이른 출근 시간대 및 늦은 새벽 시간에도 이동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

요금제도 기본 요금이 낮고 시간 요금이 높은 형태를 택했다. 잠금해제에 600원, 1분 주행에 추가요금 180원을 부과한다. 국내 기업은 통상 잠금해제 1000원, 주행 추가요금은 100원 정도를 부과한다. 한국 이용자는 단거리 주행 비율이 높다는 것이 빔의 판단이다.

전동스쿠터 안전 교육 프로그램 'SRP(Safe Riding Program)도 운영한다. 싱가포르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됐던 프로그램을 국내 도입한다. 프로그램을 이수한 이용자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이수자 전원에게 헬멧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크리스토퍼 힐튼 부사장은 “전동스쿠터가 많이 활용되는 프랑스 파리는 전체 운용 대수가 한때 5만대까지 증가했으나, 정부에서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봐 1만5000대로 규제를 했다”며 “이런 문제가 한국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