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자동차 판매 실적을 가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가 본격화됐다. 최근 '베뉴' '셀토스' '코란도 가솔린' 등이 출시된 데 이어 '콜로라도'도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이달에는 'GLE' '트래버스' '모하비', 11월에는 'GV80'이 줄줄이 출시를 앞뒀다.
자동차 업계가 SUV에 주력하는 이유는 내수 시장 침체 속에서 SUV가 홀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승용차 75만여대 가운데 SUV 비중(RV·픽업트럭 포함)은 절반에 가까운 48.8%를 기록했다.
'콜로라도'는 한국지엠이 쉐보레 본사로부터 수입·판매하는 첫 미국산 픽업트럭이다. 레저 수요 증가로 픽업트럭은 올해 상반기 2만3000여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9.7% 성장했다. 국내 유일 수입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렉스턴 스포츠' 아성을 뛰어넘을 계획이다. 3.6ℓ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도 화물차로 분류돼 여러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격은 3855만~4265만원으로 미국 현지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트래버스' 역시 쉐보레의 수입차 변신을 주도할 신차다. 고배기량에 큰 차체, 넉넉한 실내 공간 등 미국산 SUV 강점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계획이다. 내달 3일 신차 발표를 시작으로 사전계약을 시작한다. 쉐보레는 포드 '익스플로러' 등 수입 대형 SUV를 경쟁상대로 지목해 마케팅을 펼친다.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벤츠는 내달 3일 프리미엄 SUV '더 뉴 GLE'를 내놓는다. 전기 구동화 EQ 부스트를 갖춘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강력한 4기통 디젤 엔진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인다.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주행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사양을 탑재해 프리미엄 SUV로서 면모를 강화했다. 벤츠의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도 탑재한다.
기아차가 5일 출시할 '모하비 더 마스터'도 주목된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파격적 디자인 변화를 거친 기아차 새 플래그십 SUV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강력한 대항마로도 꼽힌다. 지난달 22일부터 진행한 사전계약 첫날 2000대 계약이 몰릴 만큼 충분한 수요를 입증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보조와 같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기본 채택한다. 가격은 4700만~5200만원대 사이로 책정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첫 SUV 'GV80'도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을 비롯한 임원 20여명이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GV80 최종 품질 점검에 나서는 등 출시가 임박했다. 11월 판매 예정인 GV80은 제네시스 새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에 스스로 차선 변경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보조 2단계 기능인 HDA II를 탑재하는 등 첨단 기술을 집약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에서 SUV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만큼 SUV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반기 신형 SUV 출시 일정이 몰리면서 각 신차의 성공 여부가 업체별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